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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사채권자, 주당 8000원 이익 2.5조 유상증자 결정…주당 발행가 1만 700원

김창경 기자공개 2016-06-09 08:01:3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8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이 채권단 등의 출자전환에 대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1만 700원으로 책정됐다. 사채권자는 출자전환으로 받은 주식을 보호예수 기간 없이 바로 매각할 수 있다. 지금의 주가대로라면 주당 8000원에 가까운 이익을 얻게 된다.

현대상선은 이사회에서 2조 5252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당 발행가액은 1만 700원으로 총 2억 3600만 주의 신주가 발행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채권단, 사채권자 등이 참여하는 출자전환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눈에 띄는 것은 발행가액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발행가액 산정 방법에 대해 "지난 3일을 기산일로 하여 유가증권시장에서 성립된 거래대금을 거래량으로 가중산술평균 한 1개월 가중산술평균주가를 기준주가로 했다"며 "기준주가에 30%의 할인율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사채권자 주당 8000원 이익
현대상선 최근 3개월 주가흐름(출처, 네이버금융)

한 달 전만 해도 지금 수준의 발행가액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현대상선이 7대 1 감자를 단행한 이후 5월 초 1만 4000원이었던 현대상선 주가는 5월 말 9110원까지 떨어졌다. 채권단의 조건부 출자전환 가결, 용선료 협상 진척 등 긍정적인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대상선 주가는 급등했다.

종가 기준 지난달 26일 9410원이었던 주가는 27일 1만 2200원으로 올랐다. 이후에도 30일 1만 5850원, 31일 1만 8000원으로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다. 7일 종가는 1만 8450원이었다. 7대 1 감자 영향으로 추락했던 주가가 회복되고도 남았다. 현대상선 주가 상승이 발행가액을 올린 셈이다.

발행가액이 1만 원 이상으로 책정되면 사채권자는 손해를 보지 않는다. 사채권자의 사채 투자 원금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현재 회사채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도 높다. 7일 '현대상선 186(신주인수권부사채)'의 거래가격은 7010원이었다.

지금 수준의 주가라면 사채권자는 원금회수에 더해 차익까지 얻게된다. 일반적으로 채권단이 출자전환으로 보유하게 된 주식은 주가안정을 위해 6개월 이상의 보호예수 기간을 갖는다. 반면 비협약채권 투자자인 사채권자는 보호예수 기간 없이 해당 주식을 바로 매각할 수 있다. 7일 종가 기준 사채권자는 1만 700원에 현대상선 주식을 받아 1만 8450원에 매각할 수 있는 셈이다. 차익만 주당 7750원에 달한다.

현대상선은 최근 5차례의 사채권자집회를 열어 8043억 원의 사채 채무조정에 성공했다. 사채권자는 사채의 최소 50%를 출자전환하는 데 동의했다. 사채의 50%만 출자전환돼도 사채권자는 주식 매각으로 약 2900억 원의 차익을 얻는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 상승으로 사채권자의 출자전환 비율이 50%보다 늘어날 수 있지만 산업은행의 대주주 자리를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발행가액은 주가 흐름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 "이번에 밝힌 발행가액은 참고용"이라며 "청약일 3영업일 전에 확정 발행가액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반공모 청약 종료일은 7월 1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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