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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해진 거래소, 코스닥 상장 심사 철회 속출 올해 상반기 씽크풀·올엠·그룹에이트·툴젠 등 코스닥 문턱 고배

신민규 기자공개 2016-06-27 09:13: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2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상장 심사가 깐깐해지고 있다. 상장 문턱에서 거래소의 벽을 넘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네 곳이 거래소로부터 심사 미승인을 받거나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관련 업계에선 코스닥 상장 심사 신청기업이 봇물을 이루다 보니 심사 규정을 다소 타이트하게 적용해 퇴짜를 놓는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상반기 씽크풀, 올엠, 크리에이티브리더스그룹에이트(스팩)의 상장 심사를 철회하고 툴젠에 대해 심사 미승인 통보를 내렸다. 모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가 무산된 예다.

온라인 게임 제작사 올엠을 제외하면 씽크풀과 툴젠은 사실상 거래소에서 상장 불가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엠의 경우 지난해 상장한 게임업체들의 주가가 부진한 점을 감안해 상장 시기를 하반기로 조정했다.

씽크풀은 지난 21일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2008년 이후 8년만에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했지만 재수에 실패했다.

거래소는 씽크풀이 실제 사업에 비해 내부자금을 통해 올리는 수익이 많은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씽크풀의 영업이익은 17억 원 수준인 데 반해 금융수익이 18억 원에 달해 당기순이익 26억 원을 기록했다. 자사 개발 시스템인 주식투자통합로봇시스템 '라씨'를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으로 판단된다. 이밖에 자동대출시스템 등의 구체적인 사업성에 대해서도 모호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자 가위 기술을 보유한 툴젠의 경우 코스닥 세번째 도전에 실패했다. 툴젠은 지난해 12월에 심사 미승인을 받은 데 이어 지난 3월 재도전했지만 재수에 실패한 바 있다. 당시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미승인에 따른 불복이유서까지 제출해 세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거래소는 툴젠의 핵심기술인 3세대 유전자 가위 관련 특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자 가위란 유전자의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해 원하는 부분을 자르고 세포 내 유전체의 특정 유전정보를 선택적으로 편집, 또는 교정하는 기술이다.

앞서 지난해 첫 심사 당시에는 최대주주와 2대주주간 지분격차가 크지 않아 경영권 방어에 취약할 수 있다는 이유로 코스닥 상장이 좌절됐다. 두 딜 모두 하나금융투자가 주관을 맡았다.

IB업계에선 이달에만 기업 두곳이 코스닥 상장심사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거래소 심사 분위기가 다소 깐깐해졌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코스닥 상장심사 신청 기업이 봇물을 이루면서 굳이 사업성이 명확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실무진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승인을 내줄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 신규상장 기업은 122곳으로 전년대비 76.8% 증가했다. 일반기업은 43곳에서 77곳으로 늘었고 스팩(SPAC·기업인수목적)도 26곳에서 45곳으로 증가했다. 이는 2002년 이후 역대 최대 신규상장 규모다. 올해 역시 코스닥 신규상장 기업은 100여곳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리적으로 따져도 심사 대상기업이 많은 상황이라 다소 사업성에 리스크가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문을 좀처럼 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거래소의 경우 자격이 미달되는 기업에도 불구하고 최근 심사규제 완화 흐름을 타고 무리하게 코스닥에 입성하려는 분위기를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 관계자는 "상장유치팀에서는 상장에 대해 환영 일색의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문을 두드리면 심사과정에서 냉담한 경우가 많다"며 "코스닥 상장 건수가 적었을 때와 다른 모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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