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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일등공신 '삼정KPMG' [카버코리아 M&A]자문사였던 삼정KPMG 적극적으로 협상 주도..."25개 기관 일일이 접촉"

신수아 기자공개 2016-08-16 08:43:31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2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숱한 화제를 낳았던 카버코리아 딜(Deal)이 마무리됐다. IPO와 M&A를 줄타기 하며 투자자들의 애를 태웠던 카버코리아는 결국 베인캐피탈·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이하 컨소시엄) 품에 안겼다.

이 과정에서 IPO를 기대하고 태그얼롱(tag-along, 동반매도권) 없는 보통주를 매입했던 투자자들은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컨소시엄이 이상록 대표 지분 위주로 50% 이상만 인수한다는 방침을 밝혀, 사실상 엑시트 창구가 막혔기 때문이다. 특히 보유 펀드를 통해 기관들의 구주를 대량 매입했던 벤처캐피탈은 사색으로 변했을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소수 지분은 인수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고조되며 기관 구주(태그얼롱 없는 보통주)를 보유한 벤처캐피탈은 회수 창구를 찾지 못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며 "일부 손해를 보고라고 장외 시장에 매도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사실 매수자도 전무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컨소시엄이 기관 보유 물량을 매입키로 입장을 선회하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컨소시엄은 당초 예상보다 30% 가량 많은 총 96%의 지분을 매입했다. 대주주 지분 35%와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하고 있었던 지분 61%이 그 대상이다.

분위기를 '반전' 시킨 숨은 공신은 따로 있다. 자문사였던 삼정KPMG(이하 삼정)다. 이상록 대표가 자신의 보유 지분 중 20%를 남기겠다고 고집했고, 결국 개별 투자자의 소수 지분을 통해 지배지분을 확보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이 대표가 매각 의사를 밝힌 지분은 약 35%. 기관을 통해 최소 30% 이상을 매집해야 했다. 특히 재매각과 경영상의 이슈를 생각할 때, 특별결의가 가능한 67% 의 지분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는 중론이었다.

결국 자문사인 삼정이 나서야 했다. 삼정은 지분을 보유한 모든 벤처캐피탈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며 협상을 진행했다. 당시 삼정이 만난 기관수만해도 25곳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격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많았다고 전해진다. M&A가 진행되던 초기만해도 헐값 매각을 고민했던 벤처캐피탈이지만, 상황이 달라지며 협상력이 상승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은 약 7000억 원의 기업가치로 매입이 이뤄졌으며, 태그얼롱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은 10% 가량 할인된 6000억 원+@ 선의 가치가 적용됐다"고 덧붙였다. 가장 후행 투자한 기관들이 당시 기업가치를 약 5000억 원+@로 산정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자 대부분이 손해보지 않는 선에서 엑시트에 성공했다는 계산이다.

개별 기관들과 법률 검토를 거쳐야하는 만큼 최종 투자 계약은 수일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다른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삼정은 지난 8일 최종 납입 계약이 있기까지 25개에 이르는 기관과 일일이 조율하고 순차적으로 계약을 맺는 진기한 광경을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회계 자문사였던 삼정이 멀티플레이어 역할에 나서며 딜을 결승전으로 이끈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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