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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스미토모, 완전한 이별 택했다 중국 이어 태국 합자사 지분 관계 청산…'독자노선' 선택

김장환 기자공개 2016-08-22 08:22:0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9일 13: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스틸코드 생산 법인 설립을 위해 손을 맞잡았던 효성과 일본 스미토모가 '완전한 이별'을 선택했다. 중국 뿐 아니라 태국에서도 법인 관계를 청산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중국 난징에 스미토모와 합작사로 설립한 스틸코드 생산 법인의 주식을 전량 가져오는 대신, 태국에 동일한 목적으로 함께 세웠던 스틸코드 생산 법인의 주식은 모두 스미토모 측에 넘겼다. 지난 5월경 이 같은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양측의 합자사 관계는 전면 끊겼다.

스틸코드는 타이어 내구성 강화를 위해 고무에 집어넣는 철강 재질 보강재다. 타이어 단면을 보면 철사로 엮인 천 같은 재질이 보이는데, 이게 바로 스틸코드다. 타이어코드 부문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효성은 폴리에스터, 나일론, 스틸코드 등 주요 타이어 보강재를 모두 생산하고 있다. 타이어 보강재 전 품목을 모두 생산하는 기업은 효성이 세계 유일이다.

스미토모와 효성이 첫 손을 잡은 것은 지난 2006년 중국 난징에 스틸코드 생산 법인을 설립하면서다. 앞서 2004년 칭다오에 스틸코드 법인을 홀로 세웠던 효성은 스미토모의 러브콜로 양측의 합작사 설립을 결정했다. 스미토모는 글로벌 시장에서 효성의 확고한 타이어코드 영업력을 활용하고, 반대로 효성은 스미토모의 기술력을 공유할 수 있었다. 효성이 70%, 스미토모가 30% 지분을 투자한 효성-스미덴 스틸코드가 이에 따라 탄생했다.

효성은 5년여 뒤인 2011년 스미토모와 또 다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태국 지역에 별도로 합자 생산 법인을 설립하고 동남아시아 지역 수요를 충당하는 전초기지로 삼기로 했다. 중국과 정반대로 태국 법인은 효성이 30%, 나머지 70% 지분을 스미토모가 투자했다. 이름도 스미덴-효성 스틸코드로 반대로 붙였다.

정작 효성은 양측 스틸코드 생산법인을 세운 후 수익적 측면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수요 초점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칭다오와 난징 및 태국에 별도의 스틸코드 법인을 세웠지만 장기간 수익을 내지 못했다. 중국의 경우 공급과잉이 심화된 게 발목을 잡았다. 태국 시장은 미래 가치는 높았지만 아직까지 수요가 많지 않은 상태다.

효성은 이에 따라 중국 생산법인들의 통합을 지난해부터 고민해왔지만 스미토모 측과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랜 기간 논의만 벌여왔다. 한국과 일본 양대 기업으로 나뉘어 의사결정을 거치다 보니 오랜 시간이 걸린 데다 결론 도출도 쉽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효성과 스미토모는 최근 각자의 길을 선택했다. 단순 지분이 오고 간 상황만 보면 중국 시장은 효성, 태국 시장은 스미토모에게 넘겨 준 형국이 됐다. 이를 보면 양측의 지분 이동에 별도의 자금이 소요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지분 스왑으로 거래를 마쳤을 가능성이 높다.

효성과 스미토모가 태국과 중국에서 각자의 길을 선택하면서 이제 양측의 합자사는 하나도 남지 않게 됐다. 효성 입장에서는 향후 중국 시장에서 경영 전략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동남아 시장의 경우 전초 기지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양측이 지분 관계가 끊긴 후에도 판매 등 사업적 측면에서는 협업 관계는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미토모가 내부 사정에 따라 태국 법인만 운영해보고 싶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진 행보로 알고 있다"며 "양사의 사업 파트너로서 관계는 합자사가 사라진 이후에도 지속해서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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