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8월 26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우디·폭스바겐의 자동차 할부·리스금융을 담당하는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이하 폭스바겐파이낸셜)의 자산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폭스바겐파이낸셜은 그동안 아우디·폭스바겐의 캡티브(Captive, 전속)사로서 안정적으로 성장해 왔지만 폭스바겐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할부금융·리스 판매실적이 악화된데 따른 영향이다. 이 때문에 폭스바겐파이낸셜의 향후 성장동력에 제동이 걸렸다는 관측이다.


26일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폭스바겐파이낸셜의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2조681억 원으로 작년말(2조1165억 원)과 비교해 2.3% 감소했다. 2010년 설립 이후 폭스바겐파이낸셜의 자산이 감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특히 자동차 할부·리스금융회사 성장 기반인 할부금융·리스자산의 감소가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폭스바겐파이낸셜의 할부금융자산과 리스자산은 각각 8077억 원과 1조192억 원으로 작년말과 비교해 6.2%, 5.1% 감소했다.

이 같은 자산 감소는 폭스바겐파이낸셜의 영업(판매) 실적 하락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실적(연간 취급액)은 4232억 원이다. 할부금융 취금액은 2148억 원, 리스 취급액은 2084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할부금융 취급액과 리스 취급액은 25%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취급액 감소폭은 더 크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할부·리스 자산 감소는 계약기간이 만료된 고객보다 신규 고객의 유입이 더 적다는 뜻"이라며 "올해 폭스바겐 사태로 인해 올해 상반기 신규 고객이 줄어들면서 할부금융과 리스 취급액이 감소하고, 자산 축소로 이어졌다.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폭스바겐파이낸셜의 영업실적 악화가 계속될 수 있다는 뜻으로 향후 성장동력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폭스바겐파이낸셜이 최근 1년새 자금조달을 하지 못하면서 영업 여력이 줄어든 점도 영업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할부·리스업의 특성상 영업을 위한 자금이 필요한데 지난해 폭스바겐 사태가 터지면서 회사채 발행을 하지 못해 자금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앞선 관계자는 "대출을 통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작년과 비교해 올해 영업을 공격적으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할부금융 취급액 감소는 개인고객의 이탈로, 리스 취급액 감소는 올해 초 법인차량 규제 강화로 수입차 판매에 제한이 걸린데 따른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선 폭스바겐파이낸셜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폭스바겐의 신차 판매 중지로 인해 폭스바겐파이낸셜의 한국시장 기반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파이낸셜 관계자는 "현재 한국 시장 철수를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폭스바겐파이낸셜은 올해 상반기 289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41.2% 증가한 규모다. 당기순이익도 221억 원으로 40.6% 증가했다. 영업실적은 악화됐지만 지난해 하반기 할부·리스 이용객이 늘어난데 따른 영향이 크다.

다른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리스업의 특성상 판매량이 감소하더라도 수익 악화로 직결되지 않는다"며 "지난해 하반기 프로모션을 통해 아우디·폭스바겐 판매량을 늘린 영향이 올해 상반기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