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8월 30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캐피탈이 자동차 리스·할부금융 시장 진출, 바이오 벤처 분야의 투자 인력 확대 등 여신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본업인 여신전문금융업에 집중하지 않고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에 집중해 왔던 만큼 의외의 행보라는 관측이다.

업계에선 미래에셋캐피탈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피하기 위해 연말마다 차입금을 늘린다는 꼼수 논란을 벗어나는 한편 여전업을 확대하라는 금융당국의 지적과 관련해 개선된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은 최근 잇따라 여전업과 관련한 사업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심사 인력을 충원하는 등 신기술금융을 강화하고 새롭게 자동차 리스·할부금융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사업 파트너인 도이치모터스의 영업망을 활용, 할부금융·리스의 일정 물량을 공급받는 방식으로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조만간 금융당국에 할부금융업과 시설대여업(리스업) 등록을 마칠 예정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이 같은 여전업 확대는 기존의 미래에셋캐피탈의 행보와 다른 모습이다. 그동안 미래에셋캐피탈은 신기술금융업자로 등록돼 있지만 여신업무보다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지주사' 역할에 큰 비중을 뒀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캐피탈이 여전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금융지주사 전환 문제와 금융당국의 본업 강화 주문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를 △1개 이상의 금융기관을 지배하고 △자산총액이 5000억 원 이상일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또 금융자회사(해외법인 제외)의 지분가액의 합계액이 지주회사에 해당하는 회사의 자산총액의 50% 이상이 될 것을 요하고 있다. 자산을 산정하는 기준은 연말에 공시되는 대차대조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지만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금융지주회사로 분류되지 않았다. 2013년까지 연말마다 자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금융자회사의 지분가액이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했다. 실제로 미래에셋캐피탈의 연말기준 자산은 전분기 대비 30~50% 가량 늘어났다 다음 분기에 바로 원상복귀되는 현상을 반복했다. 연말 결산 시점에 임박해 차입금을 조달한 뒤 곧바로 채권에 투자, 자산 규모를 늘렸다.

지난 2014년엔 차입을 통한 자산 확대에 나서진 않았지만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한 미래에셋생명 지분 일부를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매각해 금융자회사 지분가액을 낮추면서 금융지주사 요건을 피했다. 금융지주회사법에서는 손자회사의 지분까지 계산하지 않는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인수를 위해 실시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다시 금융자회사 지분가액이 높아졌다. 그 결과,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해 말 차입금을 급격히 늘리면서 자산 규모를 확대했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캐피탈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피하기 위해 연말에만 자산을 늘리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문제는 올해도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 미래에셋캐피탈의 올해 6월말 기준 자산총액(개별기준)은 1조7387억 원이며, 금융자회사인 미래에셋증권의 지분가액은 1조7억 원이다. 자회사의 지분가액 비율이 57.6%다. 단순계산해 3000억 원 안팎의 자산만 늘려도 연말마다 되풀이되는 꼼수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올해 11월말께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합병으로 지분가액에 변동이 생길 수 있지만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9월 금융당국으로부터 고유업무 비중을 늘리라며 '경영유의' 제재를 받았던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캐피탈의 신기술자산은 242억 원으로 자산총액의 1% 남짓에 불과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리스업의 경우 판매물량과 영업에 필요한 자금만 확보할 수 있으면 자산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며 "영업활동을 통해 자산총액이 늘면 금융지주사 전환을 피하기 위해 차입금을 단기간에 늘리는 소모적 행위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