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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회장 "한진해운 신규자금 지원 불가" 한진그룹 정상화 의지 미약…구조조정 원칙 고수할 것

정용환 기자공개 2016-08-31 09:34:44

이 기사는 2016년 08월 30일 16: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 채권단이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연장 및 신규자금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권단은 5월 4일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 신청 이후 정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음에도 끝내 정상화 과정에서 필요한 유동성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조건부 자율협약 종결 결정을 내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0일 간담회를 열고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규자금 지원 불가라는 발표를 하게됐다"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1조원 규모의 유동성 문제가 향후 해운업황에 따라 1조 3000억 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회계법인 실사에 따라 사실상 신규자금 지원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산업은행은 이날 배포한 자료를 통해 조건부 자율협약 만료(9월 4일)를 앞두고 부족자금에 대한 한진그룹 측의 최종입장을 지난 22일 요청했으며, 한진그룹 측은 25일과 29일 총 세 차례에 걸쳐 최종 입장을 채권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한진그룹이 제출한 최종 자구안은 대한항공 출자전환 및 유상증자를 통한 4000억 원의 신규자금 지원, 기타 계열사 및 조양호 회장 사재로부터 비롯한 1000억 원의 추가 자금 지원, 롱비치터미널(TTI) 채권 매각 등을 통한 추가 자금 조달 등의 내용을 담았다.

산업은행은 한진그룹이 제시한 이같은 자구안이 상당히 미흡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산업은행은 한진그룹의 자구안이 전체 부족자금(1조 원 ~ 1조 3000억 원) 대비 지원 규모도 부족한 데 더해 자금 투입시기 등을 고려할 때 회사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미약하다고 봤다.

6500억 원에 달하는 상거래 연체 규모를 고려할 때 채권단이 주가로 투입해야 하는 유동성이 전부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국내 금융기관이 지원한 자금으로 해외 거래처가 받을 연체 채무를 대신 갚아주게 되면 결국 협약채권자만 추가적인 부담을 진다는 측면에서 지원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6500억의 대규모 상거래채권을 고려하면 채권단의 신규자금 투입이 용선료, 항만, 하역 등 누적된 미지금 비용에 대한 채무상환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진그룹으로부터)부족자금에 대한 근본 방안이 도출되지 않음에 따라 더이상 진행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진해운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 및 자율협약 연장을 논의하는 것이 구조조정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특히 한진해운에 앞서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스스로 마련한 현대상선과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 앞서 현대상선은 현정은 회장의 사재출연 및 현대증권 자회사 매각 등을 통해 스스로의 필요 유동성 마련을 통해 법정관리를 피한 바 있다.

이 회장은 "큰 틀에서 구조조정의 원칙은 '국민의 혈세를 투입하는 데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단 한푼의 혈세도 들어가지 않은 현대상선의 경우를 볼 때 한진해운에도 국민의 혈세가 함부로 쓰이면 안된다는 원칙을 지키려고 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곧장 한진그룹 측에 제안수용 불가라는 입장과 더불어 9월 4일 부로 채권단 자율협약이 종료된다는 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9월 4일을 기점으로 사실상 법정관리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 이 회장은 "개시결정이나 인가결정 등 이 법정관리 절차가 개시된다면 나중에 이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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