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크로스보더 M&A, 장기적 안목 갖고 접근해야" [2016 THE NEXT]김석봉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전무

최필우 기자공개 2016-09-23 18:26:20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3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과거 밥캣 인수 건을 자문했는데 딜 성사 이후 많은 우려가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져 미국 경기가 악화됐고 밥캣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밥캣은 상장을 앞두고 있고, 두산 그룹을 견인하는 비즈니스가 됐다"

2016 더벨 글로벌 컨퍼런스 더 넥스트15
김석봉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전무(사진)는 23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머니투데이 더벨이 '국제투자와 분쟁해결'을 주제로 주최한 2016 더벨 글로벌 컨퍼런스 'THE NEXT'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크로스보더 M&A는 1년, 2년 내에 성과를 내려고 하면 선택 폭이 좁아지게 된다"며 "동반되는 시행착오에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장기적으로 성과를 내는 딜을 성사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각국의 기업 지배구조 관련 특징을 잘 숙지해야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경우 소수주주 보호 차원에서 지분의 30~40%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체 지분을 인수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처럼 30~40% 지분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려 하면 딜 진행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인수 가격을 정하는 데 있어서는 무리한 가격 산정을 지양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무리한 가격을 제시하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실제 거의 없는 시너지 효과를 과대 계상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김 전무는 합리적인 가격 산정을 위해서는 자본비용 최소화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현금흐름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이뤄지지만 자본비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아직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대기업의 크로스보더 M&A는 다소 위축돼 있는 것으로 봤다. 현재 조선업을 비롯한 많은 산업군이 해외 M&A를 시도하기 쉽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확장과 R&D를 위한 기회 모색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김 전무는 "특정 산업군이 구조조정 이슈에 직면하면서 크로스보더 M&A가 위축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기회를 모색하는 노력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개선점을 유의해야 크로스보더 M&A 성공사례를 늘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 전문>

저 같은 경우 올해 열 건 정도의 크로스보더 M&A 자문을 진행했다. 성사 건수는 두 건 정도였다. 대한통운이 중국에 있는 로킨이란 회사를 인수한 건과 CJ가 터키에 있는 마르스라는 회사를 인수한 건에 대해 자문을 진행했다.

국내 기업들의 크로스보더 M&A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처럼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대기업이 현재 처해있는 상황이다. 자원 분야에 M&A가 굉장히 많았는데 요즘은 자원 쪽에 투자를 많이 안 한다. 유가가 100불 선에 있을 때 투자를 진행한 경우 유가가 떨어지면서 책임을 지게되고 투자가 위축된 게 아닌가 싶다. 단기적인 안목으로 평가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굉장히 많은 자원에 투자했지만 지금도 꾸준히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조선업을 비롯한 특정 산업군들이 구조조정 이슈에 직면해 해외를 주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 내부 사정에 집중하게 되면서 크로스보더 M&A를 시도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하지만 기회 모색은 상당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려고 하는 시도를 보면 시장 확장이 목적인 경우가 가장 많다. 두 번째로는 R&D 차원이다. 이밖에 소프트웨어 회사의 산업 전환을 위한 작은 규모의 딜들이 있다. 해외에서는 경쟁자를 없애고 마진을 확보하기 위한 경우가 가장 많은 편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사례가 많지 않은 것 같다.

크로스보더 M&A를 진행하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많은데 보안 문제 때문인 경우가 많다. M&A 시도가 있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에 나오곤 한다. 다른 나라 기업에서도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기사에는 우리나라 기업 위주로 나온다. 국내 기업이 아직 경쟁사를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대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딜에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경영권 확보 측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30~40% 소수지분으로 경영권을 가진다. 유럽의 경우 소수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30~40% 이상의 지분을 사고 싶을 때는 전체 지분 100%를 사야한다. 미국도 주주들을 위해 전체 지분을 팔게끔 하기 때문에 소수지분만 팔아 경영권을 넘기는 딜은 많지 않다. 따라서 30~40% 지분으로 경영권을 얻으려는 자세를 고수하면 딜 진행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크로스보더 M&A를 진행하다보면 가격을 정할 때 경쟁에서 이기려고 무리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정당화 하기 위해 인수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낙관적으로 분석해 가격에 반영한다. 하지만 크로스보더 M&A는 시너지 효과가 거의 없다.

M&A는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진행한다. 기업가치는 현금흐름을 극대화하고 자본 비용을 낮춰야 올라간다. 현금흐름에 대해서는 전략을 짜고 실사를 통해 많은 고민을 하지만 자본비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을 먼저 정하고 재무적 요소를 고민하기 보다 재무적인 관점에서 충분히 고려하고 인수 가격을 정하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M&A는 단기적 평가를 지양해야 한다. 과거 밥캣 인수 건을 자문했다가 많은 질타를 당했다. 밥캣을 사고 나서 금융위기가 터져 미국 경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금 밥캣은 상장을 앞두고 있고 두산 그룹을 견인하는 비즈니스가 됐다. 동반되는 시행착오에 대해 인내심을 가지고 긴 안목으로 접근해야 크로스보더 M&A에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