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1.4조 회사채 기한이익상실 위험 부채비율 트리거 1000% 넘어…회사채 조기상환 리스크 확대
임정수 기자공개 2016-10-07 10:35:18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5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3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실패할 경우 약 1조 4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가 기한이익상실 선언 가능 범위에 놓인다. 채권자들이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하면 대한항공은 미상환 회사채를 조기에 상환해야 하는 위험에 처한다.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6월 이전에 발행한 채권에 대해 연결 기준 부채비율을 1000% 이하로 유지하겠다고 투자자들에게 약속했다. 기한이익상실 재무 트리거(Trigger)를 설정해 놓은 것이다.이를 어길 경우 투자자들이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할 수 있도록 했다.
기한이익상실이란 회사의 부도 위험이 커질 경우 채권자들이 차입금을 만기 전에 미리 회수할 수 있도록 한 투자자 보호 장치다. 기업이 정해진 만기까지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인위적으로 상실시킨다는 의미다. 채권 발행시 미리 정해 놓은 사유가 발생하면 채권자들은 사채권자집회를 열어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할 수 있다.
회사채 투자자들이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할 경우 크로스디폴트(Cross Default) 조항에 따라 다른 회사채까지 모두 조기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크로스디폴트란 특정 회사채가 기한이익상실이 선언됐을 때 다른 채권들도 모두 기한이익을 상실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에 부채비율이 1082%까지 상승한 상태다.1분기에 918%였으나 2분기에 보유하고 있던 한진해운 지분과 신종자본증권에서 손상차손을 인식하면서 부채비율이 급등했다. 이미 투자자이 기한이익상실 선언이 가능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부채비율을 떨어트리기 위해 지난 9월 말 3억달러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추진했다.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계상돼 부채비율 하락 효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면서 계획이 연기됐다. 10월이나 11월에 다시 재발행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투자자 모집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대한항공은 4300억 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추가로 인식해야 한다. 이 경우 부채비율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 대규모 순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부채비율이 1500%를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요건에 해당된다고 해서 채권자들이 사채권자집회를 열어 대한항공 회사채에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기한이익상실 선언 가능성이 있는 것만으로도 자금 조달과 운영에 상당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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