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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KT렌탈 M&A 악몽 벗어났다 확고한 인수 의지 표출하며 경쟁 후보 압도

김일문 기자공개 2016-10-11 08:33:50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7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매직의 새 주인으로 SK네트웍스가 낙점된 배경에는 파격적인 거래 조건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 금액이 가장 우위에 있었지만 비가격 측면에서도 SK네트웍스가 경쟁자들을 압도해 매각측이 거부할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현재 동양매직 매각은 지난 주 SK네트웍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세부 조건을 조율중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큰 변수가 없는 한 본입찰에 제시됐던 조건들이 그대로 수용돼 조만간 거래가 끝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매각측인 NH증권PE-글랜우드가 본입찰 직후 별다른 고민없이 동양매직 우선협상대상자로 SK네트웍스를 일찌감치 선정한 것은 1차적으로 다른 인수 후보들에 비해 높은 가격을 써냈다는 점도 작용했지만 거래 종결 능력(Certainty) 등을 복합적으로 숙고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제반 부대조건 등에 대해서도 매각측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치열한 협상을 벌이기 보다는 최대주주가 재무적투자자(FI)라는 특수성을 인정하고 보폭을 맞춰 조건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SK네트웍스는 손해배상청구를 포함한 커버넌트(Covenant: 특약사항)에 대해서도 FI를 배려해 최대한 짧게 설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M&A 과정에서 커버넌트의 경우 각 항목마다 길게는 10년까지 책임과 의무를 정해놓기도 한다.

하지만 SK네트웍스는 FI들이 과거 투자 기간이 짧은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동양매직을 인수했기 때문에 최대한 엑시트(투자 회수)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간파하고, 매각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거래 조건을 설계했다.

동양매직 M&A에 정통한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시종일관 깔끔하고 신사적인 태도로 거래에 임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인수 가격이지만 다른 원매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의 이러한 전략은 KT렌탈(현 롯데렌터카) 인수 시도 당시 입었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SK네트웍스는 KT렌탈 인수전에 뛰어들어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롯데그룹 등과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할 정도로 의지가 강했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프로그레시브 딜(경매호가식 입찰)에도 끝까지 남아 KT렌탈 인수에 열의를 나타냈던 SK네트웍스는 막판 1조 원 이상을 제시한 롯데그룹에 가로막혀 KT렌탈 인수를 코앞에 두고 무릎을 꿇어야했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

따라서 이번 동양매직 인수전에서 KT렌탈 때와 똑같은 결과를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SK네트웍스의 확고한 의지가 본입찰에 반영됐고, 결과적으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귀결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예비입찰 단계부터 전략적투자자(SI)들의 치열한 싸움이 예고됐던 만큼 SK네트웍스로서는 경쟁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KT렌탈 M&A의 학습효과가 그대로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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