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철 녹십자 사장, 과감한 결단력 주목 수백억 투입 혈우병약 미국 임상 중단, 희귀약 라인업은 강화
이석준 기자공개 2016-10-18 08:21:44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4일 13: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업주 3세 허은철 녹십자 사장의 과감한 결단력이 주목받고 있다. 시장성을 고려해 수백 억 원을 투입한 혈우병약의 미국 임상 중단을 결정하는가 하면 희귀질환치료제 라인업 강화를 위해 품목 도입 및 해외 임상도 과감히 추진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 3월부터 허은철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시작됐다.회사의 변화는 혼자 이뤄지지 않는다. 임직원들의 수많은 의견을 종합해 최선의 방향을 찾는다. 하지만 결국 변화를 위해서는 수장의 결단이 필요하다. 13일 녹십자의 '그린진 에프' 글로벌 전략 수정은 허 사장의 결단력이 돋보인 결정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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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진에프는 당초 계획보다 미국 임상이 길어지면서 경쟁자보다 개발 속도에서 뒤쳐지게 됐다. 4세대 혈우병치료제로 분류되는 '에디노베이트'와 '엘로케이트'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 발매가 된 상태다. 이들 약품은 기존 3세대 치료제보다 약효 지속기간이 1.5~1.7배 길어 제품 경쟁력이 높다. 그린진에프는 3세대 혈우병약이다.
허 사장은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은 포기했지만 또 다른 희귀질환치료제 '헌터라제'에는 보다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 4월 미국 임상 2상에 돌입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헌터라제 경쟁약이 '엘라프라제'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국내는 헌터라제가 엘라프라제 처방액을 넘어선 상태다.
헌터라제는 미국 임상에서 유일한 경쟁약인 엘라프라제 투여 용량(체중kg당 0.5mg)보다 두 배(1.0mg)와 세 배(1.5mg)로 늘렸을 때의 효과를 탐색하고 안전성을 검증한다. 고용량 투여가 가능하다 것은 안전하면서도 치료 효과는 높인다는 의미로 성공할 경우 엘라프라제와 차별성을 꾀할 수 있다. 미국에서 앞서 허가 받은 엘라프라제는 체중(kg)당 0.5mg 투여만 가능한 상태다.
녹십자는 최근 희귀질환치료제 라인업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헌터라제, 파브리병약 '파바갈'에 이어 리소좀 축적 질환을 치료하는 고셔병치료제 '애브서틴'까지 도입했다.
허 사장은 '녹십자답다'라는 말을 최고의 칭찬으로 생각한다. 철저한 선택과 집중으로 녹십자만의 색깔을 갖겠다는 뜻이다. 단독 대표 체제 8개월 차에 불과하지만 허 사장의 최근 과감한 결단은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허 사장은 지난 1998년 녹십자 경영기획실 근무를 시작으로 목암생명공학연구소 기획관리실, 녹십자 R&D기획실 등 20년 가량 다양한 경영 수업을 쌓았다. 그만큼 녹십자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
업계 관계자는 "올해 녹십자는 허은철 사장 단독대표 체제와 맞물려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 미국 허가 등 향후 회사의 승부처가 될 만한 이슈들이 진행 중"이라며 "허 사장의 과감한 결단이 향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주목받고 있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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