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의 진' 두산, 밥캣 IPO 연내 강행 배경은 상반기 실적 기준 135일룰 준수…"일정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 최소화"
민경문 기자공개 2016-10-20 15:24:58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8일 08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회 신고서 3일 만에 정정 신고서를 제출할 정도로 두산밥캣의 연내 상장 의지는 확고했다. 연말 위축된 시장 분위기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경쟁 딜을 고려해 내년 초로 일정을 연기할 것이라는 관측을 뒤집은 의사 결정이었다.전문가들은 시간이 지나면 상장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감 등이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상반기 실적에 대한 135일 룰을 맞추기 위한 의사결정으로 해석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두산밥캣은 지난 13일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재추진을 본격화했다.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희망 밴드를 40% 이상 낮추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공모 규모는 최대 1조 원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수요예측은 내달 3~4일 다시 실시키로 했다. 무엇보다 철회 신고서를 제출한 지 3일 만의 정정 신고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135일 룰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가 이뤄지는 만큼 재무제표 결산 시점(6월 말)으로부터 135일(11월 15일) 이내에 청약대금 납입을 마쳐야 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이었다.
10월 13일은 정정 신고서 제출이 가능한 마지막 날이었다. 두산과 주관사 측은 13일 오전까지도 정정신고서 내용 합의에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정신고서에 따른 일정 조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전면전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청약일(11월 2~3일)과 두산밥캣 수요예측(11월 3~4일)이 미묘하게 겹친다.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 바람직하지 못한 공모 여건인 셈이다. 당초 납입까지 진작 끝냈어야 할 두산밥캣이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올해 최대 IPO 거래 직후에 공모를 진행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아예 내년 초로 일정을 연기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한 차례 수요예측 실패를 겪은 만큼 투자자 여건이 안정화된 이후 공모를 재개하는 게 낫지 않았냐는 의견이 나온다. 올해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에 수요예측을 진행할 경우 신뢰도를 보다 높일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일각에서는 올해 3분기 실적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두산밥캣이 일정을 서둘렀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작년에도 1~2분기는 영업이익이 호조세를 보였다가 3분기 들어 다소 꺾인 추세를 나타냈다. 2분기의 경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었던 만큼 상반기 순이익을 근거로 정정 신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역시 조단위 IPO 거래인 넷마블게임즈가 내년 초 공모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굳이 두산밥캣 일정을 미룰 필요가 없었던 요인으로 지목된다. 넷마블게임즈 상장 주관사단에는 공교롭게도 두산밥캣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JP모간이 포함돼 있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두산밥캣의 연내 상장 강행은 IPO 일정이 늦어지는 데 따른 불확실성 증대를 막기 위한 의사결정"이라며 "공작기계 매각 이후 현금성 자산이 충분한 만큼 단기차입금 대응에 대한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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