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전문가의 '인하우스 헤지펀드' 도전기 [thebell interview] 임태순 LIG투자증권 대표
정준화 기자공개 2016-10-26 10:42:09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1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상 중인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 대한 그림이 매일 바뀌고 있다."인하우스 헤지펀드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임태순 LIG투자증권 대표는 자사만이 가진 강점을 어떻게 최대한 헤지펀드에 녹여낼 지 고민이 많다. 지난 8월 헤지펀드 설립 관련 TF팀을 만든 LIG투자증권은 당초 이번 달 인가 신청을 할 예정이었으나 더 철저한 준비를 위해 연말이나 내년 초께로 미뤘다.
그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헤지펀드는 투자대상의 제한이 없고 전략도 무궁무진하다"며 "어떤 것을 택할 지 신중히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20년 경력 M&A 전문가…헤지펀드 도전
지난 6월 취임한 임 대표는 M&A 전문가로 통하는 인물이다. 1969년생으로 오랜만에 증권업계에 등장한 40대 사장이다. LIG투자증권 대표로 오기 전 금융가에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20여년 동안 사모투자(PE) 업계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았다.
1997년 권성문 회장의 '미래와사람'에 입사한 그는 미래와사람이 KTB그룹(옛 한국종합기술금융)을 인수할 당시 인수주역으로 활약했다. 이후 KTB투자증권에서 1999년부터 2007년까지 바이아웃(buy-out) M&A 전문가로 활동한 그는 다수의 사모투자펀드(PEF)를 성공적으로 운용한 바 있다.
그는 여러 M&A 자문을 해오던 중 김종호 케이프 회장을 만나 신뢰 관계를 쌓게 됐다. 이같은 인연으로 그는 지난 6월 케이프의 자회사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LIG투자증권을 인수한 이후 대표이사까지 맡게 됐다.
|
그는 부동산 PF 및 IB가 강점인 LIG투자증권에 헤지펀드라는 새로운 엔진을 장착하는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다. 많은 자산운용사들이 활용하고 있는 주식, 채권 롱숏 전략과 달리 LIG투자증권만의 색을 가진 헤지펀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가 생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대출형 사모펀드(PDF)다.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이 어렵거나 신용등급이 낮아 자금조달이 쉽지 않지만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게 대출해 연간 4~5% 수준의 수익을 추구하는 식이다. 이밖에도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발행을 주관하는 과정에서 자기자본을 활용하는 방식도 IB에 강점이 있는 LIG투자증권에서 가능하다.
그는 다만 "대출형 사모펀드 등이 가능하다는 정도지 주력으로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LIG투자증권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다른 곳과 차별화 할 수 있도록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 LIG투자증권은 규모나 내부 프로세스 측면에서 다른 대형 증권사나 중소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들에 비해 헤지펀드를 운용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부서간 이해관계가 복잡해 헤지펀드를 운용함에 있어 유기적인 협력이 쉽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증권사는 IB나 PEF 등 다방면에서 투자의 기회가 많아 이를 잘 활용하면 엄청난 무기가 될 수 있지만 대부분 증권사들이 규모가 크다보니 협의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는 소규모 인력으로 내부적으로 똘똘 뭉칠 수는 있지만 딜 소싱에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LIG투자증권은 딜 소싱 능력이 뛰어난데다 부서간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을 정도의 최적의 사이즈"라고 말했다.
◇"하이證 아무도 관심없어 관심…LIG證 인수는 계속 지배가 목적"
LIG투자증권은 최근 진행 중인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에 홀로 참여한 상태다. 이와 관련 그는 "인수 후보자가 여럿이었다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장에서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LIG투자증권이 증권사를 인수하려는 것은 자기자본을 확충하거나 투자를 하려는 두 가지 목적 중 하나라고 그는 설명했다. LIG투자증권의 자기자본규모는 2000억 원 수준이며, 3000억~5000억 원 정도의 규모가 적당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다만 어떤 목적에서든 증권사 인수의 전제조건은 싸게 사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딜 진행이 지지부진한 것에 대해서는 "상대 측에서 섣불리 진행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버리기도 힘든 수준의 가격을 제시해서일 것"이라며 "M&A는 이런 가격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LIG투자증권의 대주주이자 사모펀드인 케이프인베스트먼트의 LIG투자증권 재매각 가능성에 대해 "PEF가 증권사를 인수한 것이라기 보다는 모기업인 케이프가 증권사를 인수하는데 있어 PEF라는 비히클을 활용한 것일 뿐"이마며 "계속 지배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그는 "LP들에게는 IPO를 통해 구주매출 후 투자금을 돌려주는 방법도 있고, 펀드 만기를 연장해 배당수익을 계속적으로 지급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며 "어떤 방법이든 이익을 잘내는 좋은 회사를 만들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LIG투자증권을 인수할 당시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지점이 모두 정리돼 있어 IB나 PI 쪽으로 주력할 수 있는 가벼운 몸집이라고 판단했다"며 "부실 자산도 없는데다 직원들의 인성이 훌륭하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사업구조를 계속 유지하면서 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을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