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1월 09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은 최근 부실채권(Non Performing Loan·NPL) 투자자들에게 공개경쟁입찰에 대한 IL(Invitation Letter)을 발송했다. 수십에서 수백 개의 채권을 풀(pool)로 묶어 파는 통상적인 자산과 달리, 3개 차주의 채권을 각각 따로 매각한다는 내용이었다.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의 경매에 대해 자산을 실제 매각하려는 계획은 아닐 거라고 해석했다. 매각자문사를 고용해 자산을 평가하고 경매를 진행한다 알렸는데도, 투자업계에서는 응찰할 투자자가 있겠냐는 반응을 보였다.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이같은 예상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 3건의 경매 중 1건에만 투자자가 참여 의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건마저도 매각이 성사될지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른 은행과 비교해 우리은행 부실채권 경매에서는 유독 유찰 사례가 많았다. 작년에는 삼부토건 소유의 서울 강남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한 부실채권을 내놓았다. 투자자 두 곳이 응찰했지만 우리은행의 가격 기대치에 못미쳐 결국 매각은 불발됐다.
투자자의 불신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이다. 기업 구조조정 목적의 투자자 입장에선 의결권이 없는 채권만을 인수하는 것이 의미없고, 자산 관리·회수로 수익을 올리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채권 규모가 부담이다. 안 팔릴 물건을 내놓는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막상 투자자가 나타나도 우리은행이 팔 지, 안 팔 지 모를 일이란 푸념도 나온다.
우리은행의 부실채권 경매를 바라보는 일각의 의심은 이렇다. 충당금 설정을 위해 시장에 내놓고 '간'을 본다는 것이다. 은행 내부의 의견 차가 크다보니 시장의 평가라는 객관적 근거를 얻기 위해 투자자를 떠본다는 뜻이다.
우리은행은 연간 5조~6조 원 규모의 국내 부실채권 공개경쟁입찰 시장에서 10%가량의 물량을 맡고 있는 주요 매도자다. 우리은행에서도 부실채권 매각으로 얻는 수익이 적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시장에 참여하지 않을 일이라면 몰라도 유찰 사례가 쌓일수록 우리은행에 대한 투자자의 불신은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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