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3분기 NPL 상각효과 [은행경영분석]NPL 3482억 상각…자산건전성 제고·미래 순이익 기반 마련
정용환 기자공개 2016-10-21 09:51:31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0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올해 3분기 이례적으로 대규모 부실채권(NPL) 상각을 진행하면서 자산건전성 제고 및 미래 이익기반 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우리은행이 3분기 대규모 상각을 결정함에 따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손환입 싸이클이 보다 더 오랜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우리은행은 지난 19일 실적발표 자료를 통해 올해 3분기 중 3482억 원 규모의 NPL을 상각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3분기 중 대기업 여신 부문에서 약 1404억 원을 상각 처리했고 중소기업 여신 부문에서 약 1562억 원을 상각했다.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의 대규모 상각 처리 결정에 대해 다소 의외이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들이 3분기 중 NPL 상각 및 매각을 처리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우리은행의 NPL 상각 결정은 분명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이를 통해 현 시점의 자산건전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미래 시점의 일시적 이익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평가도 있다.
한 은행권 애널리스트는 "우리은행이 3분기에 대규모로 NPL을 상각한 것은 분명 이례적"이라며 "일반적으로 은행들이 2분기와 4분기 중 NPL 상각 및 매각을 대거 진행한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지난 2분기 때 우리은행이 NPL을 대규모로 매각한 것과 이번 3분기에 NPL을 대규모로 상각한 것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분기 3323억 원 규모의 NPL 매각을 단행한 바 있다. 올해 3분기와 1분기 중 NPL 매각 규모가 각각 719억 원, 1103억 원인 점에 비춰보면 2분기 NPL 매각 역시 평소보다 큰 규모로 이뤄졌다. 하지만 당시 시장은 우리은행의 대규모 NPL 매각을 두고 이례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하지 않았다.
은행권이 NPL 매각 및 상각이 2분기와 4분기 중 몰려서 이뤄지는 이유는 상반기 및 하반기 실적 발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앞선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주로 은행들은 반기 보고서 및 연간 보고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NPL을 대거 정리함으로써 자산건전성 교정 작업에 나서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3분기 중 이례적인 규모로 NPL을 상각한 것 역시 연말 진행되는 민영화 작업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3분기 중 NPL 상각을 통해 자산건전성 지표를 크게 끌어올렸다. 3분기 우리은행의 NPL커버리지 비율(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 비율)은 159.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분기 대비 15.8%포인트 늘어난 수치고 전년 동기 대비 42.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대비 우리은행의 충당금 적립액이 각각 1861억 원, 5344억 원 줄어든 데 비춰보면 이같은 건전성 지표 개선 효과는 부실채권 정리로부터 비롯됐음을 알 수 있다.
3분기 대규모 NPL 상각은 현 시점에서 건전성 지표 개선 효과를 낳음과 동시에 미래 시점의 수익성 제고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현재 상각처리됨으로써 우리은행의 재무제표에서 삭제된 부실채권들은 향후 상각 대상 회사들이 시장에서 청산되거나 회생했을 때 매출채권회수이익으로 환입된다. 이 경우 우리은행은 환입액 만큼의 순이익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우리은행 역시 이러한 수익성 제고 효과를 어느정도 염두에 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NPL을) 상각하기는 했지만 이미 충당금을 많이 쌓아둔 곳들이기 때문에 나중에 이를 회수할 수 있게 되면 전부 이익으로 잡히게 된다"며 "은행 입장에선 향후 (상각분 일부가) 매출채권회수이익으로 잡히는 효과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미 우리은행은 지난 2분기에 양재동 파이씨티 부지, 랜드마크72 등 상각된 부실채권의 매각이익을 누린 바 있다. 이번 3분기에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약 697억 원), 포스텍(약 298억 원) 등에서 약 1000억 원 가량의 NPL 상각을 결정했다. 향후 이들 기업이 회생에 성공하던 청산절차에 돌입하던 우리은행이 상각분 일부를 출자전환, 비이자이익, 충당금 환입 등 다양한 형태로 환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은행의 이번 결정은 일시적 순이익 제고 기반을 마련한 결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앞선 애널리스트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우리은행이 충당금을 많이 쌓은 부실자산을 상각처리했다가 최근들어 그 환입효과를 보고 있다"며 "사실상 우리은행이 대손환입 싸이클에 들어왔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인데 한진해운이나 포스텍 역시 지금 당장은 비용으로 잡힐수 있지만 향후엔 환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