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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설립 속도내나 삼성증권 지분 30% 확보, 삼성화재 자사주 매입만 남아

안경주 기자공개 2016-11-11 19:16:55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1일 1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삼성증권이 보유한 자사주 10.94%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8월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 8.02%를 매입한지 3개월 여 만에 추가로 지분을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을 인수하자 금융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했다. 특히 추가로 삼성증권과 삼성화재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는데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결정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율은 30%를 넘게 됐다. 올해 초 삼성카드 지분율을 30% 이상 확보한 데 이어 삼성증권의 지분율도 30%를 넘김에 따라 삼성화재에 대한 지배력만 늘린다면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준비를 마치게 된다.

삼성생명은 11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증권 자사주 835만9040주(10.94%)를 2900억 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율은 19.16%에서 30.1%로 높아지게 된다.

삼성생명은 "보험영업 시너지 확대와 보험자산 운용수익 제고를 위한 주식취득"이라고 선을 그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삼성생명 지배구조-이재용 수정

그러나 관련 업계에선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목적으로 한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이번 삼성증권 자사주 매입을 통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는 요건을 하나 더 충족하게 됐다.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금융 자회사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지분율 30% 이상(비상장사는 5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삼성생명은 앞서 지난 8월18일에도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 8.02%를 2343억 원에 매입했다. 삼성증권 지분율은 당시 11.14%에서 19.16%로 늘었다.

삼성생명은 출자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삼성증권 지분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했다. 특히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이 보유한 자사주를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결국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을 매입한 지 3개월 여 만에 추가로 삼성증권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면서 시장의 예상대로 흘러가는 셈이다.

삼성생명 역시 삼성화재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시장의 예측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삼성생명은 올해 초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37.45%를 매입하면서 총 71.86%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또한 삼성자산운용의 지분 98.74%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의 지분 14.98%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화재의 자사주(15.93%) 마저 인수하게 되면 30.91%의 지분율을 갖게 된다. 이 경우 자회사 지분율과 관련된 요건을 모두 마무리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선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리해야 한다. 예컨대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7.43% 전체를 매각할 필요는 없지만 최대주주 지위에서 내려와 '지배'요건을 해소하기 위해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4.18%) 이하로 지분율을 낮춰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화재와 삼성물산 간 순환출자 고리만 해소하면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다"며 "삼성화재 지분율이 30%를 넘기면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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