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1월 15일 14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마그네티(Magneti) 인수가 물 건너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올 무렵, 삼성은 이미 하만(Harman) 인수 협상을 상당히 진전시킨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마그네티와 하만, 어쩌면 그간 시장에 공개되지 않은 다른 글로벌 전장업체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시기에 인수 타진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크게는 프린터 사업부 정리를 비롯해 '사업구조 재편' 작업까지 일거에 마무리짓는 삼성 특유의 추진력이 잘 드러난 예라 할 수 있다.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수금액(80억 달러, 9조 3000여억 원) 기준으로 국내에서 유례없는 규모의 하만 인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지난 9월경부터 실사에 돌입해 있었다. 삼성이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FCA)그룹 계열사인 자동차 부품사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것은 8월 초. 30억 달러(약 3조 3400억 원)에 달하는 셀러 측 가격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사실상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밝혀진 시점은 같은 달 말이다. 삼성의 하만 실사 기간과 거의 시차가 없다는 점으로 미뤄, 삼성이 마그네티와 수의계약(프라이빗 딜) 논의를 진행하면서 하만 인수도 함께 검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초 "삼성전자가 명품 오디오 업체 '포칼(Focal-JMLab)' 인수를 확정했다"는 일부 언론보도도 있었다. 삼성은 인수설을 부인했지만, 이 또한 결과적으로 현실화되지 않았을 뿐 실제로 관심은 뒀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이 과거부터 뱅앤올룹슨(B&O)과 같은 카오디오 업체에 눈독을 들여왔다는 것은 자문업계 등에서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주목할 점은 삼성이 신성장 분야인 자동차 전장사업에 본격 진출키로 결정한 이래, 다수의 타깃을 물색하고 실제 인수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행보가 그야말로 전격적이었다는 것이다. 마그네티 등과의 가격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하만 인수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된 셈이지만, 시기상으론 복수의 조 단위 빅딜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했다는 해석이 더 맞아 보인다.
업계에선 삼성이 이번에 9조 원 넘는 자금을 들여 시장 선도 업체의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당분간 추가적인 관련 기업 인수는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하만은 뱅앤올룹슨은 물론 JBL, 하만카돈, 마크레빈슨, AKG, 바우어앤윌킨스(B&W) 등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대거 보유한 세계 점유율 1위(41%) 업체다. 따라서 앞으로 M&A(인수합병)보다는 하만의 전장부품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디오 사업을 강화해 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전날 종속회사인 삼성전자아메리카(Samsung Electronics America,Inc)가 타법인(하만) 증권 취득을 위해 9조 3384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은 외부 자금을 활용하지 않고 자체 보유현금만으로 증자대금 납입을 완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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