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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만년 2위 손보사에게 역전 당했다 수익성 부문도 뒤쳐져…금리역마진·영업부진 등 생보사 정체가 원인

윤 동 기자공개 2016-11-24 09:36:36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3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리안츠그룹은 2002년 알리안츠화재해상법인을 설립했으나 1년 만인 2003년 알리안츠생명보험과 알리안츠자산운용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사업을 접었다. 13년이 지난 올해 알리안츠그룹은 알리안츠생명을 안방보험에게 매각하고 현재 손해보험시장에 재진입하기 위해 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 13년 만에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가치가 크게 바뀌었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일화다.

보험업계의 영원한 '맏형' 생보사가 손보사에게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손보사보다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물론 올해는 당기순이익도 손보사보다 적은 것으로 집계돼 수익성 부문에서도 뒤쳐졌다. 절대 강자였던 생보사가 만년 2위 손보사에게 추월당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7월(1~7월)까지 25개 생보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 297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31개 손보사의 당기순이익 2조 3744억 원 보다 못한 수준이다.

생손보사 당기순이익 추이

생보사는 지난 2008회계연도에 손보사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생보사의 당기순이익이 예년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등 대규모 변수 없이 손보사보다 당기순이익이 적었던 때는 2001회계연도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2003회계연도 손보사의 당기순이익(5742억 원)이 생보사의 당기순이익(1조 5874억 원)의 36.17%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지난 13년 동안 손보사가 생보사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한 셈이다.

눈여겨봐야할 부분은 손보사가 어떻게 생보사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생보사가 부진했던 탓이 크다. 2010회계연도 이후 생보사는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계약에 발목이 잡혀 당기순이익이 정체된 상태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생보사의 전체 보험료 적립금 중 연 5% 이상 확정금리를 약속한 보험료는 31.9%에 달한다. 지금 같은 저금리가 지속되면 금리 역마진이 발생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는 2021년 도입될 예정인 IFRS17(국제회계기준)으로 인해 대규모 자본확충 부담까지 발생한 상태다. IFRS17은 손보업계에도 동시에 도입될 예정이나 부담이 동일하지 않다. 보험연구원은 IFRS17로 25개 생보사의 가용자본은 44조 원 줄어들어 평균 지급여력(RBC)비율이 83%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손보업계는 가용자본이 2조 원 줄어드는데 그쳐 평균 지급여력비율 182%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부담이 상당하더라도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문제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로 인해 생보사의 영업도 큰 타격을 입었다. 그동안 생보사가 주력으로 판매했던 저축성보험과 연금보험을 더 이상 적극적으로 판매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두 상품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최저보증이율을 제시해야 판매를 활성화할 수 있지만 저금리 장기화로 최저보증이율이 계속 떨어지는 상태다.

반면 손보사는 자동차·일반·장기보험으로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꾸준히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문제가 됐던 자동차보험 부문의 손실도 지난해 10월 보험 상품 자율화 이후 대폭 개선됐다.

보험사 관계자는 "생보사는 성장의 정점에 이르러 지금까지 하던 방식으로 발전하기 어렵다"며 "이 때문에 생보사들이 해외나 다른 금융권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나 쉽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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