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채권자문, 지배구조 문제 극복할까 [투자자문사 경영 분석]②'Mr. Long' 김형호 대표 진두지휘…내년 운용사 전환 계획
강우석 기자공개 2016-11-30 09:30: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4일 10: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채권투자자문은 사명에도 담겨있듯 '채권'에 특화된 곳이다. 대표적인 1세대 채권 펀드매니저로 꼽히는 김형호 대표가 설립한 국내 최초의 채권전문 자문사다. 그가 자본금 6억 원의 규모로 설립한 한국채권컨설팅이 한국채권투자자문의 전신이다.◇ 'Mr. Long'의 채권자문사 설립…"CFA 없으면 안 뽑아요"
한국채권투자자문은 2011년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설립인가를 받고 6월부터 영업을 개시했다. 김형호 대표는 "현행 규제체계에서는 저평가된 비우량채권 투자가 어려워 자문사를 차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여의도에서 김 대표는 'Mr. Long'이라는 닉네임으로 통했다. 그가 매수(롱)하는 채권의 수익률은 으뜸이라는 맥락에서 지어진 별명이었다. 그만큼 채권시장에서 성공한 흔치 않은 펀드매니저였다.
그는 부산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자산관리경영학(MAM)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유화증권에 입사와 동시에 채권업무를 시작했으며, 동양투신(현 동양자산운용)과 아이투신운용(현 HDC자산운용)에서 채권운용본부를 총괄했다.
안혜현 채권운용1팀장과 신재철 채권운용본부장이 김 대표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이들이다. 안 팀장은 김 대표와 함께 아이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에서 넘어온 창립멤버다. 신 본부장은 HMC투자증권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채권운용팀을 거쳤으며, 2014년 한국채권투자자문에 합류했다.
김 대표는 국제재무분석사(CFA) 자격증 소지자와 3차 합격자만 운용역으로 채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김 대표를 포함한 10명의 매니저 모두 해당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펀드매니저로서 최소한의 지식과 윤리의식을 갖춘 이들만 뽑겠다는 김 대표의 의중이 반영돼있다.
그는 "CFA 자격시험은 펀드매니저에게 필요한 핵심 내용을 담고 있다"며 "특히 시험과목 중 윤리(Ethics) 파트는 펀드매니저가 반드시 숙지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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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분의 50%, '오너 가족 몫'…차명주주 허위공시로 제재받기도
올 상반기 기준 한국채권투자자문의 최대주주는 김형호 대표(지분 40%)다. 지난해 12월 소유주식수를 8만 주에서 16만 주로 늘리면서 지분율을 20% 만큼 늘렸다. 김 대표의 가족인 진미경(5%), 김민찬(2.50%), 김미연(2.50%)도 지분을 보유 중이다. 가족 지분의 총합은 50%다.
같은 시점에 이학균 한국자산평가 대표(27.5%)와 강민석(25%), 백일현(17.5%)을 대신해 김상수(35%)와 김명숙(15%)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세 사람이 주요 주주에서 빠진 것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 한국채권투자자문의 허위보고를 문제삼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국채권투자자문은 2013년 9월 금융위원회에 투자일임업 변경등록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유상증자의 실제 자금 주체가 이학균 대표 등 2명임에도 5명을 주주명부에 기재해 제출했다.
금감원은 '한국채권투자자문이 자본시장법 제422조 제1항 제2호를 위반했다'는 결정을 내린 뒤, 영업정지 3개월과 457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다만 기존 고객들에 대한 투자일임 및 자문 업무는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채권투자자문은 금감원을 상대로 전부정지 등에 관한 처분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8일 1심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현재 김 대표는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직무정지에 대한 가처분신청은 하지 않은 까닭에 대표이사로서의 직무는 2017년 1월까지 정지된다.
김 대표는 "회사의 차명주주 건으로 내년 1월말까지 대표이사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라며 "당분간은 외부접촉이 어려운 상황임을 양해해 달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또 "내년 중 운용사 전환을 계획하고 있어 잔여 영업정지 처분을 소화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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