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앞둔 DSC, 밸류에이션 발목잡힐까 [DSC인베스트 기업가치 논란①]좌초된 '창조경제'...벤처캐피탈업 시황 불투명도 '변수'
류 석 기자/ 김세연 기자공개 2016-12-06 14:13:56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6일 13: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SC인베스트먼트(이하 DSC)와 TS인베스트먼트가(이하 TS)가 벤처캐피탈로는 17년만에 상장을 앞둔 가운데 기업가치가 적절한지 업계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창조경제라는 정책적 지원에 따라 일반적인 상장 추진기업들과 다른 기준이 적용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과도한 공모가…밸류에이션 논란 부추길까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SC는 이날 수요예측을 마감하고 최종 공모가격를 확정한다. DSC의 공모가 밴드는 2500원~2800원이다. DSC는 상장을 통해 신주 436만 8932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공모가가 밴드 상단에서 결정될 경우 DSC는 공모를 통해 109억 2200만 원 가량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문제는 DSC의 공모가 밴드가 적정하냐는 점이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DSC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높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설립한지 4년째인 DSC가 이제 막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장기업으로서의 안정적 매출구조를 갖췄냐는 지적이다.
실제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추진한 TS와 비교해도 DSC의 밸류에이션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TS는 지난 1일과 2일 수요예측을 마쳤으며, 아직 공모가를 확정하지는 않았다. 오는 7일과 8일 청약을 실시할 계획이다.
연내 상장을 추진중인 TS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1450~1550원이다. TS는 지난해 매출 60억 원, 순이익 25억 원을 기록했다. TS는 DSC와 비교해 높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예상 공모가는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TS는 설립 이후 몇 해를 제외하고는 흑자를 지속해 왔다. 반면 DSC는 설립 3년째 접어든 2014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양 사는 같은 창업투자 회사이지만 주요 투자 분야와 경영 방식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공모가를 다르게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DSC가 주로 고수익을 기대하는 초기기업에 집중한 반면, TS는 인수합병(M&A)나 구주 인수 등을 통해 기대 수익이 낮지만 안정적 수익성 창출이 가능한 투자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투자 성과에 대한 평가기준이 다르게 적용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대성창업투자, 에스비아이인베스트먼트 등 상장된 벤처캐피탈의 매출 구조와 안정적 운용성과를 감안할 때 DSC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다는 우려는 여전하다"며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불투명한 벤처캐피탈의 업종 변화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상장 주관사에서 합리적인 판단에 의해 공모가를 정했겠지만, 양사간 공모가가 2배 정도로 차이가 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향후 상장 이후 거래가 이루어지면 가격 격차는 뒤집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벤처캐피탈 봐주기…창조경제 덕분?
DSC와 TS 등 벤처캐피탈의 상장과 관련해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 추진에 따라 과도한 벤처캐피탈 봐주기가 상장과정에 힘을 실었다는 주장이다.
코스닥시장 상장기준에 따르면 상장 기업은 매출 100억 원을 넘거나 당기순이익 20억 원을 넘어야 상장이 가능하다.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경우는 매출 50억 원, 당기순이익 10억 원의 기준만을 충족하면 된다.
DSC는 지난해 매출 44억 원, 당기순이익 12억 원을 달성했다. 상장 기준에 따르면 DSC는 매출과 순이익을 기준으로 벤처기업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DSC는 벤처인증을 받지 못해 일반 기업 기준을 적용할 수 밖에 없다. 다만 매출증가율 20%라는 조건을 감안하면 상장은 가능하다. DSC는 지난해 매출증가율 93%를 기록하며 겨우 상장 기준을 충족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까다롭게 적용되는 상장규정이 벤처캐피탈의 상장 과정에서 유연하게 적용된 것은 사실"이라며 "다른 업종의 상장과정과의 형평성 논란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타트업 투자, 그로쓰캐피탈 투자보다 불확실성 커
DSC는 수요예측에 앞두고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개 기업설명회(IR)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윤건수 DSC 대표는 초기기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고 있지만 회수를 통한 매출 확대를 자신했다. 세컨더리 펀드 등 중간 회수 창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어 안정적 조직운영도 강조했다.
벤처캐피탈은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의 가치가 가장 큰 자산이다. 향후 투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DSC는 초기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탈로서 그로쓰캐피탈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과 비교해 불확실성이 클 수 밖에 없다.
초기기업의 지분은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받을 수 있지만 한 순간에 휴지 조각으로 변할 수도 있다. 최근 복수의 벤처캐피탈로부터 100억 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던 음악 스트리밍 스타트업 '비트패킹컴퍼니'가 폐업을 선언한 사례만 보더라도 초기기업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얼마만큼 인지 짐작할 수 있다.
윤 대표가 강조한 안정적 조직운영 계획도 설득력이 부족한 모습이다. 벤처캐피탈이 다른 산업과 비교해 인력유출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심사역들은 펀드 청산이후 성과보수를 받게 되면 다른 회사로 이직을 시도하는 일이 잦다. DSC도 설립 이후 처음으로 펀드 청산을 앞두고 있는 만큼 상장 이후 심사역의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벤처캐피탈은 다른 산업과 비교해 일반 투자자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특수성이 있다"며 "상장에 성공한 벤처캐피탈 스스로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다른 산업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자들 앞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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