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늘린' 한화토탈, 김동관 승계 지렛대 되나 [지배구조 분석]현금성자산 대폭 확대, 한화종합화학 태양광사업 재편 도구 활용
김장환 기자공개 2016-12-12 08:02:30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9일 13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토탈이 안정적 실적을 기반으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끌어 올린 '곳간'을 어떻게 활용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기업 한화종합화학이 김승연 회장 자제들의 경영승계와 관련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기에 힘을 보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토탈은 올 9월 말 연결기준 6572억 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매도가능금융자산(104억 원)까지 포함하면 유동성이 6600억 원을 넘어섰다. 전년 말 2891억 원에서 불과 9개월 새 3700억 원 가까이 늘었다. 역대 최대 규모다.
현금성자산 확대는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한화토탈은 올 들어 3분기까지 1조 849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과 7934억 원대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순이익 확대 덕에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조 592억 원까지 늘었다. 이 기간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된 현금이 1조 원 넘게 있었다는 얘기다.
이익잉여금도 큰 폭으로 늘었다. 올 9월 말 연결기준 한화토탈의 이익잉여금은 2조 4639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2조 원 정도였던 이익잉여금이 배당금 등을 꾸준히 지불하고도 4600억 원 넘게 늘었다. 2014년 말 1조 5901억 원대를 기록했던 항목이란 점에서 보면 1년 9개월 만에 1조 원 가까이 증대된 수준이다.
흔히 사내유보금으로 불리는 이익잉여금은 주주들에게 배당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지표다. 현금성자산이 부족할 경우 차입을 통해 해당 비중만큼 배당을 해도 법적 문제가 없다. 한화토탈의 이익잉여금 확대는 따라서 그만큼 주주들에게 줄 수 있는 '돈'이 많아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한화토탈의 최대주주가 한화종합화학(지분율 50%)이란 점이 눈에 띈다. 한화그룹은 2014년 6월 1일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종합화학 지분 75.21%를 사들였다. 삼성종합화학이 50% 지분을 들고 있던 삼성토탈도 한화 품으로 넘어왔다. 나머지 지분은 외국계 화학사인 토탈홀딩스(Total Holdings U.K. Limited)가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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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종합화학은 한화 품에 안긴 이후 김승연 회장 자제들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렛대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이 한화큐셀코리아 지분을 얼마 전 사들인 일이 대표적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지난달 16일 2500억 원을 들여 한화큐셀코리아 지분 50.15%를 취득하면서 최대주주로 단번에 올라섰다.
한화큐셀코리아는 이로써 한화S&C→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큐셀코리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공고히 했다. 동시에 김승연 회장 자제들의 지배력을 강화한 행보로도 볼 수 있다. 한화S&C가 김 회장 자제들이 지분을 전량 보유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한화S&C는 김 회장 장남 김동관 전무가 50% 지분을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뒤를 이어 동생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김동선 한화건설 차장이 각각 지분 25%를 확보 중이다.
한화큐셀코리아가 영위하는 태양광은 김 전무가 애착을 갖고 그룹에 정착시킨 사업이기도 하다. 한화그룹이 2010년 신성장동력으로 태양광 사업을 택한 것도 김 전무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였다. 한화그룹은 김 전무 주도 하에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등을 인수하며 태양광 사업에 첫 발을 디뎠다. 한때 어려움을 겪었던 태양광 사업은 2014년 들어 흑자 기조를 보이며 현재까지 안정적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에서 남은 숙제는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절차가 거론된다. 한화그룹 태양광은 한화큐셀코리아뿐 아니라 미국 한화큐셀로 지배력이 양분돼 있다. 한화케미칼→한화솔라홀딩스→미국 한화큐셀→한화큐셀(미국·한국 한화큐셀과 별개)로 이어지는 별도의 지배구조가 존재한다.
김 전무의 한화케미칼 지배력은 전무하다. 이를 보면 김 전무가 태양광 사업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한화S&C를 통한 지배구조 재편이 불가피하다. 이를 적극 지원할 수 있는 실탄을 갖고 있는 곳이 바로 한화종합화학이다. 한화종합화학은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 자회사 한화토탈을 적극 활용해 이에 대한 재편 절차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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