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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 윤석금, 정수기로 화려한 재기 노린다 '책·화장품' 등으로 방문판매사업 확대

장지현 기자/ 한형주 기자공개 2016-12-29 06:30:00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7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그룹 재건을 위해 국내 시장에서 정수기 렌탈사업과 화장품 방문판매 사업에 다시 뛰어든다.

웅진그룹은 최근 자문사 선정을 위해 주요 컨설팅업체들을 대상으로 '정수기 사업 진출 전략'에 대한 입찰제안 PT를 진행하면서 사업 재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웅진그룹이 각 업체들에 요구한 내용엔 국내에서 정수기 렌탈 비즈니스를 재개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시나리오와 대응 전략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9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웅진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웅진코웨이, 웅진케이칼,웅진식품 등을 매각하는 초강수를 둔 끝에 2014년 2월 회생절차를 벗어났다. 이 과정에선 윤 회장 일가의 사재 출연도 있었다. 14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한 웅진은 지난 6월 계획보다 6년이나 빨리 채무 1조4384억 원의 98%를 상환했다.

법정관리를 겪은 웅진그룹은 교육·출판, 태양광, IT컨설팅, 레저사업을 통해 조직을 추슬렀고 그룹 모태인 웅진씽크빅을 통해 북클럽 사업을 성공 시키며 다시 자신감을 찾았다. 이후 웅진그룹은 화장품, 정수기 사업에 차례차례 발을 들이며 과거 윤 회장이 그룹을 키워온 역사를 다시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윤 회장은 1971년 부산 광복동 브리태니커 한국지사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입사 1년 만에 판매 1위를 차지하면서 인정을 받은 윤 회장은 1980년 책 방문판매 사업을 하는 헤임인터네셔널(현 웅진씽크빅)을 직접 설립했다. 이후 1988년 코리아나화장품의 전신 '사랑스화장품', 1989년 웅진코웨이(현 코웨이)를 설립하면서 그룹을 키웠다.

이는 최근 웅진그룹의 행보와 닮아 있다. 웅진씽크빅으로 재기의 기반을 닦은 웅진그룹은 회생절차 종결 직후인 2014년 6월 미국 화장품 브랜드 '더말로지카(dermalogica)'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는 화장품 판매법인 웅진투투럽을 인수했다. 이후 지난 2월엔 화장품 온라인 방문 판매 법인인 웅진릴리에뜨를 설립했다.

정수기사업에도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신설법인 웅진에버스카이를 세운 웅진그룹은 지난해 7월 터키에서 한국형 정수기사업을 하기 위해 현지에 이 회사의 100% 자회사(Woongjin EVERSKY ELPTM)를 설립했다.

웅진그룹은 올해 진행됐던 동양매직 인수전 참여도 검토했다. 재무적 투자자(FI)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응찰코자 했으나 거래 완주엔 실패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웅진이 동양매직 인수 경쟁에 합류했다는 것은 윤석금 회장의 정수기 사업 재추진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걸 의미한다"며 "동양매직 인수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당분간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으면서 사업 구상을 모색하는 식의 전략을 짜뒀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코웨이 매각 당시 MBK파트너스와 맺은 겸업금지 약정에 따라 2018년 1월까지 국내에서 정수기 렌탈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 시점에서 웅진그룹이 다시 정수기사업을 위해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은 1년 뒤엔 사업 재개가 법적으로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웅진그룹은 수개월의 준비기간 동안 정수기 렌탈 업계 상황과 수익 창출 방안 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웅진그룹 측은 "신사업을 위해 컨설팅 업체들로부터 제안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수기 사업은 여러 대안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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