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13일 1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보험이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 일부를 지급하기로 방침을 결정했다. 마지막까지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버티던 삼성, 한화, 교보 등 대형 3사가 모두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통보에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삼성생명은 오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미지급 자살보험금 일부 지급건'을 논의해 의결할 방침이라고 13일 밝혔다.

자살보험금 지급 대상은 2012년 9월 6일 이후 청구된 미지급 건이 해당된다. 삼성생명은 이번에 지급될 자살보험금을 400억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금융감독원이 자살보험금 지급을 권고한 2014년 9월 5일부터 2년(미지급 자살보험금 소멸시효)을 거슬러 올라간 시점에서부터 지급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동시에 삼성생명은 2011년 1월 이후 청구된 자살보험금 미지급액 200억 원 가량에 대해서는 자살예방사업에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제재 근거가 될 수 있는 보험금은 빼놓지 않고 모두 사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11년 1월부터 약관 위반으로 과징금 등 제재조치가 내려질 수 있도록 보험업법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에 앞서 자살보험금 일부를 지급하기로 결정한 교보생명과 한화생명도 2011년 1월 이후 청구된 미지급건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삼성, 한화, 교보 등 대형 생보사 3곳은 보험금 청구 소멸시효가 지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영업권 반납과 대표이사 해임권고 등이 포함된 중징계를 예고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차례차례 자살보험금 일부를 지급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금감원 통보조치 중 징계수위가 가장 낮은 영업 일부정지만 확정되더라도 특정 상품을 팔지 못하고 일부지역에서 영업이 제한된다. 최고 수준 징계인 영업권 반납이 현실화되면 회사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

다만 대형 생보사가 모두 자살보험금 중 일부만 지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아직 논란거리가 남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생보사가 지급하겠다고 밝힌 자살보험금 규모는 1000억 원 수준으로 전체 미지급 보험금 3792억 원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금감원은 이르면 이달 중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대형 생보사의 징계수위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