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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지대' CJ, 뇌물죄 적용 어떻게 대응할까 재단 출연금-특별사면 연관성 주목, '압박·강요·건강' 포인트

박창현 기자공개 2017-01-18 08:18:49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7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이 처한 상황이 참 묘하다. 권력에 의해 최고 경영진이 축출된 피해자면서 동시에 권력에 돈을 주고 부정 청탁을 한 잠재적 혐의를 받고 있다. 회색지대에 놓인 셈이다.

하지만 무게추가 점점 후자로 기울어지고 있다. 특별검사팀이 미르·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대기업들을 뇌물공여 혐의로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CJ그룹도 수상 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CJ그룹은 향후 혐의 쟁점인 재단 출연과 이재현 회장 사면 간 대가성 연결고리를 끊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430억 원대 뇌물 공여와 횡령, 국회 청문회 위증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재계의 이목은 뇌물 공여 혐의에 쏠렸다. 특검이 삼성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 원을 대가성이 있는 뇌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재단에 출연한 대기업들이 모두 수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CJ그룹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CJ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13억 원을 출연했다. 다만 특검의 논리대로 뇌물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출연금에 대한 대가성이 명백히 입증돼야만 한다. 결국 대가성 여하에 따라 죄의 유무 및 경중이 가려질 공산이 크다.

재단 출연금과 대가성 사이의 연결고리는 '이재현 회장 사면'이다. CJ그룹이 이 회장 사면 청탁을 위해 재단에 돈을 기부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1조 4000억 원 규모의 K컬쳐밸리 사업도 얽혀들어간다.

CJ그룹은 2015년 12월 경기도 K컬처밸리 사업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 K컬처밸리 사업은 최순실의 최측근 차은택이 주도한 문화사업이다. 이 때문에 CJ그룹이 이 회장 사면을 위해 K컬처밸리 사업에 대규모로 투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CJ그룹이 이 회장 사면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는 것은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당장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수 차례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 회장의 건강과 선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손 회장은 이 회장 특별사면 직전해인 2015년 7월에도 박 대통령과 독대 자리를 가졌고, 여기서 재단 출연 결정을 내렸다.

이 회장은 작년 7월 재상고를 취하하고, 직후 특별 사면 대상이 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와 CJ간 사전 교감이 있었기 때문에 재상고 포기라는 모험을 감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따라서 향후 CJ측은 뇌물 대가성의 핵심인 재단 출연금과 특별 사면의 인과관계를 끊는데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재단 출연은 다른 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압박과 강요에 의한 것'이었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별사면의 경우, 이재현 회장의 건강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대응 전략이 유력하다.

이 회장은 당시 샤르코 마리 투스(CMT)라는 유전병으로 건강이 많이 악화한 상태였다. 형 집행까지 정지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인도주의 차원에서 사면이 이뤄졌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출연금 규모가 삼성과 SK, 롯데 등 다른 기업들보다 현저히 적다는 점도 방어 논리로 활용될 수 있다. K컬처밸리 관련 의혹은 이미 경기도의회 특위 조사 등을 거치면서 충분히 검증을 받은 만큼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기업들이 현재 특검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해명 자체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우선은 삼성의 특검 대응 논리를 참고해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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