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아모레퍼시픽, 특검 칼날 피해가나 세무조사·면세점입찰 전후 재단 출연, 규모 작아 '대가성' 희박
길진홍 기자공개 2017-01-18 08:19:19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7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후폭풍이 유통업계를 흔들고 있다. 특검이 최순실 모녀 재단 출연을 뇌물공여로 의율하면서 삼성과 마찬가지로 자금을 지원한 주요 유통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특검은 입건 범위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지만 CJ, 롯데 등 주요 대기업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출연 규모가 작은 신세계와 아모레퍼시픽 등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6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특검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전부 뇌물로 의율한다고 밝혔다. 삼성 외에 다른 기업들의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를 금액 등을 고려해 조사키로 했다. 다만 한시적인 특검의 상황을 고려해 입건 범위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최순실 모녀와 연관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한 기업은 모두 53곳이며, 출연금 규모는774억 원이다. 이 가운데 롯데, CJ, 신세계 등의 유통기업이 자금을 출연했다. 화장품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아모레퍼시픽이 출연금을 냈다.
롯데는 추가 면세점 선정, CJ는 이재현 회장 사면 관련 청탁 의혹을 각각 받고 있다. 특검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뇌물죄 성립 요건인 대가성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와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특검의 수사선상에서 한발 비켜나 있다. 출연 규모가 다른 기업들에 비해 작은데다 부당 거래를 청탁할만한 정황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2015년 10월 설립된 미르 재단에 대한 출연을 거부했다. 문화예술 인재 육성 등을 표방한 재단 성격이 기업 활동과 연관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듬해인 2016년 1월 설립인가를 K스포츠재단에 5억 원을 출연했다.
신세계 측은 "스포츠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전경련 요청을 받아 일부 자금을 출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재단출연을 전후해 면세점 사업자로 진출한 이력이 있다. 2015년 11월과 2016년 12월 두 차례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도전해 특허권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당시 신세계가 입지와 운영 능력 등 객관적인 정성평가에서 우위를 보이면서, 이를 청탁과 연관 짓는다는 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순실 연루 의혹을 받아온 중소 화장품 브랜드 '존 제이콥스'의 경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서 자진 철수했다. 중소기업 상생차원에서 과정에서 브랜드를 유치했으며, 이달 초 화장품 생산 차질을 이유로 매장 문을 닫은 상황이라고 신세계는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모두 3억 원을 출연했다. 연간 1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재단 출연 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자회사 세무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세무조사는 5년마다 진행되는 정기 조사 성격이었으며, 최순실 지원과도 무관하다는 게 아모레퍼시픽의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최순실 모녀 재단 지원을 강력하게 거부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을 출연한 기업 대부분이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며 "특검 수사에서 드러나겠지만 재단 출연 기업에 대해 모두 '뇌물죄' 잣대를 들이대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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