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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회사채 투자자, 신용도 개선에 '베팅' 수요예측서 롯데쇼핑 최대 청약 기록 경신…투자 완료·차입금 감축 반영

민경문 기자공개 2017-01-19 16:10:21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8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부터 회사채 흥행 랠리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현대제철(AA)은 가장 돋보이는 이슈어다. 무려 1조 4000억 원의 물량을 확보해 역대 수요예측 기록을 다시 썼다. 현대제철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롯데쇼핑(AA+)의 수요예측 금액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대규모 시설 투자 종료 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 등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현대제철은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17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트랜치는 3년, 5년, 7년물로 구성돼 각각 1500억, 1000억, 500억 원씩 발행할 계획이었다. 주관사 집계 결과 수요예측에는 무려 1조 4300억 원의 물량이 몰렸다. 3년물 7000억 원, 5년물 5500억 원, 7년물 1800억 원어치가 들어왔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4.77 대 1 수준이었다.

1조 4300억 원은 2012년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최대 흥행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4년 10월 1조 2800억 원의 주문이 몰린 SK텔레콤 회사채(만기 5·7·10년)였다. 현대제철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롯데쇼핑(AA+)이 지난 16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확보한 금액이 8900억 원이었다. 이마트(AA+) 회사채 역시 이달 초 1조 1000억 원을 모았지만 현대제철에 비할 바는 못 된다.

현대제철 증권신고서에 제시된 회사채 가산금리는 트랜치별로 민평금리 대비 15bp(3년물), 20bp(5년물), 20bp(7년물)를 더한 수준이었다. 최종 발행 금리는 민평보다 최대 5~6bp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 6000억 원까지 증액 발행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발행 물량을 늘릴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시설투자를 마무리하고 차입금 감축을 통해 재무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 등이 수요예측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4200억 원) 대부분은 상환될 전망이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량채에 대한 투자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수요예측 흥행에 한몫한 분위기다.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의 캡티브마켓을 바탕으로 지난해 약 18%의 EBITDA 마진을 시현한 것으로 파악된다. BK투자증권은 현대제철의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난 4조 64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21% 증가한 4350억 원을 웃돌 전망이라고 밝혔다.

재무여력도 나아지고 있다. 현대제철의 총차입금은 작년 9월 말 개별 기준 11조 2283억 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8000억 원 가량 줄었다. 부채비율은 101%에서 89%로 감소했으며 차입금 의존도 역시 40.1%에서 37.2%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경우 이미 AA+에 도달한 롯데쇼핑, 이마트와는 달리 신용도 개선 여지가 충분하다"며 "투자자들은 향후 채권 가격 상승에 베팅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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