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23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회사 자산 규모 상향이 포함된 개정안에 가장 타격을 입는 곳이 어디일까요. 이미 자산 5000억 원을 웃도는 대기업들이 느낄 충격은 거의 없을 겁니다. 아마도 중견·중소 기업들이 고루 분포한 제약업계가 받는 타격이 클 거예요"최근 만난 지주회사 관련 전문가는 식사 도중에 '지주회사 요건 개정안'을 화두로 꺼냈다. 많은 이야기가 오가던 중 그는 개정안으로 인해 가장 피해를 입을 곳으로 제약업계를 지목했다.
그의 지적은 쉽게 이해가 갔다. 국내 제약산업은 역사만 해도 100년이 넘는다. 증시에 상장한 제약사들의 평균 업력만 따져봐도 60년에 육박한다. 사람으로 치면 한 세대다. 이미 많은 제약사들은 창업주에서 후계자로의 경영승계가 시작되거나 시작할 곳들이 태반이다.
하지만 이들이 택할 카드는 없어 보인다. 그간 제약사 가업승계의 묘수로 꼽혔던 지주회사 전략은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국내 제약사들의 자산 규모는 대부분 1000억~2000억 원 안팎이다. 사실상 지주회사 자산 요건 5000억 원 충족은 그림의 떡이다. 국내 10위권 이내 상위제약사인 보령제약과 제일약품이 서둘러 지주회사 막차를 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고 '가업상속공제제도'나 '증여세 과세특례' 등으로 눈을 돌리기도 어렵다. 많은 곳들이 기본 조건인 매출액 3000억 원 미만에서부터 대상에서 제외된다. 설령 매출액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최대주주 보유지분, 대표이사 재직 기간 등 여러 허들이 남아있다.
결국 많은 제약사들은 가업승계시 맨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아무리 오너라도 개인이 수백억 원대 세금을 내고 가업을 잇는 건 어렵다. 일부는 어떻게든 가업승계 비용을 줄이기 위해 편법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차라리 가업승계는 포기하고 회사를 매각해 제 몫만 챙기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이다.
제약업계는 이미 가업승계라는 뇌관에 불이 붙었다. 승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합법적인 무기가 없는 제약사들이 풀어야 할 실타래는 단단히 엉켜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