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2월 02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ED 조명업체인 서울반도체가 지난해 95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해 1년 만에 아쉽게 1조 클럽에서 제외됐다. 주력 사업부문 중 하나인 일반조명 매출 후퇴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서울반도체는 2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9538억 원, 영업이익 57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5%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4.5%에서 6%로 1.5포인트 상승했다.


매출 감소에도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고무적이지만, 성장은 수년 동안 정체된 모습이다. 서울반도체는 2013년까지만 해도 LED시장 호황으로 견조한 성장을 구가해 왔다. 2006년 1838억 원에 수준이었던 매출은 7년 만인 2013년 1조 321억 원 기록, 5배 이상 규모로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53억 원에서 965억 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하지만 이후부턴 성장판이 닫힌 모습이다. 2014년 매출은 9393억 원으로 줄었고, 2015년 1조 112억 원으로 다시 늘어나는 듯 했지만 지난해 다시 1조 원을 밑돌게 됐다. 영업이익 역시 500억 원 대를 밑돌며 전성기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


업계는 LED 시장의 공급과잉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서울반도체 사업부문은 크게 일반조명과 자동차조명을 생산하는 ‘LT사업부'와 IT기기용 LCD(액정표시장치) BLU(백라이트유닛)를 만드는 ‘IT사업부'로 나뉜다. 매출은 각각 절반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일반 조명 사업이 크게 위축됐다는 평가다. 일반조명 시장은 수년 전부터 진행된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투자로 인한 경쟁심화 여파가 지속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력 분야인 조명 매출 정체가 여전히 중국 업체와 경쟁 심화를 의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 된다"고 말했다.

IT사업부는 올해까지 분위기가 양호했지만 내년부턴 불투명하다. IT사업부는 스마트폰과 TV, 노트북(NB) 부문으로 나뉜다. 올해는 스마트폰 부문이 주요 고객사 애플의 아이폰7 판매호조로 상대적으로 선방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었다. 서울반도체는 아이폰용 LCD패널에 필요한 BLU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올해 신작 아이폰8(가칭) 시리즈부터 LCD패널 대신 BLU가 필요 없는 OLED(유기발광디아오드)를 점진적으로 채용하기로 하며 스마트폰 부문의 매출공백이 2분기부터 우려되고 있다. TV부문도 시장 자체 성장이 둔화된 데다, LG전자를 중심으로 OLED TV로 전환하는 세트업체들이 늘고 있어 중장기적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LT사업부 내 자동차 조명 부문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 역성장 여부도 자동차 조명 부문에 달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DRL(Daytime Running Light)을 앞세운 자동차조명이 큰폭으로 신장한 점이 인상적"이라며 "올해는 헤드램프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자동차 조명 매출은 18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해 일반조명 시장포화로 업체 구조조정이 진행될 경우에도 서울반도체는 한 시름 놓을 수 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어려운 시장환경 영향으로 LED 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면 특허 경쟁력이 있는 서울반도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OLED TV 시장 확산은 위험 요인임과 동시에, 구조 조정을 앞당길 가능성도 내포하기 때문에 서울반도체에 수혜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