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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대우조선 추가지원 없다" 4월 회사채 만기 대응 우려, 소난골 협상 결과 가장 큰 변수

김장환 기자공개 2017-02-08 16:10:38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8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이 오는 4월 만기가 도래하는 대규모 회사채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를 사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자금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일명 서별관회의에서 지원을 결정한 4조 2000억 원대 자금 외에 추가로 '국민 혈세'를 집어넣는 일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사진) 이동걸회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산업은행이 8일 가진 신년 경영계획 발표회 자리에 참석한 이 회장은 오는 4월 만기가 잡혀 있는 4400억 원대 회사채 만기에 대한 우려와 추가 자금 지원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정부에서 계획한 지원안과 대우조선해양의 실적 추이 등을 볼 때 올 상반기 회사채 만기에 과연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지속되면서 나온 질문이었다.

우선 이 회장은 "STX조선해양이 작년 5월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2년 전 미리 어떤 조치를 내렸다면 2조 원 이상 (손실을)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 (비슷한 경우로) 이제 남은 과제는 대우조선해양"이라며 "자구계획에 의해 5조 2000억 원 유동성 확보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고, 가장 큰 변수는 소난골(드릴십 인도 후 잔금 납입)이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10월 앙골라 국영사 소난골로부터 12억 4000만 달러 규모 드릴십 2기를 수주했지만 지금껏 받아놓은 돈은 2억 5000만 달러에 그친다. 수주 대금을 인도 시점에 지급받는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으로 계약이 짜여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앙골라는 지난해 4월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이에 따라 재정난에 휩싸인 국영사 소난골도 드릴십 잔금을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난골과 적극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전문인력을 소난골과 협상 테이블에 앉혀 둔 상태다. 예전과 달리 최근 협상 분위기는 우호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협상을 시작할 때 배럴당 22달러에 그쳤던 유가가 최근 55달러 수준까지 올라선 덕분이다. 산업은행은 유가가 65달러 수준까지 올라서면 양측의 협상도 발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소난골과) 협상은 구체적 안건이 이미 만들어져 있다. SPC(특수목적법인)를 만들어 대우조선이 좀 참여해주면 좋겠다는 상대 측 요청도 전달받은 것으로 안다"며 "유가가 내리면 협상이 늦어질 수 있겠지만, 65달러를 넘어서면 협상이 생각보다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난골과 대우조선해양이 지분을 투자한 SPC를 설립해 자금을 조성하고 이곳에 선박을 넘겨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인도 및 잔금 지급을 완료하자는 요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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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상반기 내에 소난골과 협상을 완료하지 못하면 대우조선해양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놓일 수도 있는 상태다. 당장 4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추가 지원하기로 한 자금(약 7000억 원)으로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하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도 5000억 원대 회사채 만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그러나 앞서 결정한 지원 자금(4조 2000억 원, 현 3조 5000억 원 집행) 외에 추가적인 자금을 집어넣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회장은 "4월 회사채 기일이 다가오고 있어 머리가 무겁고, 어떻게 해소해야 할 지 고민이다. 지금 이순간까지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담당자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구조조정에 대한 입장은 어떤 경우든 국민 혈세가 더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전제 하에 일련의 과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위해 시중은행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말 이후 시중은행들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한도를 지속해서 낮춰왔고, 이를 과거 수준으로 되돌려줄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관계당국 및 시중은행들과 조만간 이에 대한 논의에 돌입할 가능성도 이로 인해 점쳐지고 있다.

이 회장은 "2015년 6월 말 기준 시중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여신한도 일정 액수가 있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시중은행들이 이를 축소해갔고, (이로 인해 발생한 부실이) 국책은행의 업보처럼 전이가 됐다. 관계당국도 이런 부분을 잘 안다"며 "시중은행이 새롭게 참여해서 지원하라는 것은 금융기관의 독립성을 볼 때 쉽지 않지만 '한도 유지' 등에 대한 종전의 약속이 있었던 경우가 있다면 이런 부분도 (시중은행들과) 논의해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대규모 자금을 들여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절차를 거친 결과 국가 차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보다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자평도 내놨다. 그동안 170척, 350억 달러에 달하는 수주잔량 중 66척 건조를 완료하고 선주에게 인도가 완료되면서 국내로 약 9조 원의 재원이 유입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에 남아 있는 수주잔량 104척의 향후 건조 및 인도가 이뤄지면 23조 4000억 원대 달하는 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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