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중국기업 유치 경쟁 격화…실사능력 의문 [Market Watch]수수료 수익에 IPO 주관 따내기 열중…인력 부족은 한계
배지원 기자공개 2017-02-22 08:09:00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7일 1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해외기업 IPO가 5년 만에 재개됐다. 해외기업 상장에 성공한 IB들이 국내 IPO 수수료에 몇 배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거두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익성이 높게 평가되면서 여러 하우스들이 후발주자로 나서고 있다.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에도 수익성만 보고 실사능력이 부족한 IB까지 덤비면서 '고섬 사태'가 불거졌다는 것. 한두 명의 중국 관련 인력만 데리고 실사에 나서는 하우스도 적지 않다.
지난해 상장된 해외기업은 중국기업 5곳, 미국기업 1곳과 특수목적법인(SPC) 3곳이었다. 해외기업 유치하려는 하우스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거래소도 지난해를 '해외기업 상장의 원년'이라고 밝힌 바있다. 정책적인 목표가 있어 가속도가 붙기도 했다. 해외기업 유치팀과 IB가 몇년 동안 각국들 돌아다니며 다양한 해외기업을 함께 유치시켰다.
해외기업 IPO의 수수료가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의 IPO보다 3배에서 6배 이상 많다보니 수익성 면에서 관심을 가지는 하우스가 많았다. 한 건당 수수료는 40억~70억 원에 달했다.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에 이어 올해부터는 IBK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하이투자증권 등도 해외기업 주관계약 체결과 실사에 나서고 있다. 과거 고섬사태의 여파로 해외기업 상장에는 손대지 않던 KDB대우증권도 합병 후 미래에셋대우에서 해외 IPO업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해외기업 실사의 경우, 국내와 다른 법률이나 회계처리 방식 등 때문에 전문성과 경험이 중요한 분야다. 최근에 해외기업 IPO에 뛰어든 대다수의 하우스가 관련 이력이 없는 실무진으로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한 하우스의 경우 해외기업을 담당하던 인력이 회사를 그만두자, 실사를 전혀 진행시키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발행사에서는 해당 증권사와의 주관계약을 곧 해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1~2명 중국관련 인력으로 실사 밀어부치려고 하는 곳도 많다"며 "언어능력, 실사 경험 등이 중요한데 수익성만 보고 업무를 맡다가는 성장성이 떨어지거나 문제있는 기업을 들여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두 명의 인력 이탈로 실사 시스템이 무너지는 수준으로는 해외기업을 상장시키기는 어렵다"며 "새로운 인력을 뽑아서 적응시키고 경험을 쌓는 동안, 기업 입장에서는 상장 적기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도 지난해만큼 해외기업 상장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올해 1월부터 해외기업 대주주의 보호예수 기간이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됐다. 해외기업 유치팀도 구분없이 상장유치실로 통합됐다. 거래소가 상장시키려는 의지가 줄어들 수록 기능이 국내 IB의 기업 유치활동에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기업 실사 여력과 경험이 부족한 하우스도 많아 좋은 해외기업을 들여올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거래소의 해외기업 사전 접촉과 IB의 능력 검증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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