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 회장 "쌀 한톨로 밥 못해…사업도 규모의 경제" 나폴레옹 갤러리 개관식 참석 "식품 전문그룹 추구 과정"
노아름 기자공개 2017-03-16 15:52:5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6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폴레옹 황제의 이각모(바이콘)가 전시된 NS홈쇼핑 별관에 들어서면 프랑스를 상징하는 수탉이 날개를 활짝 편 궁궐 장식이 관람객을 반긴다. 전시관 중심에는 흑색의 프랑스식 전통 모자가 1800년대의 지도가 새겨진 검은 원형 돌 위에서 밝게 빛나고 있다. 18~19세기는 유럽의 황제가 된 시골 섬 소년이 비버 모피로 만든 모자를 쓰고 유럽을 호령했던 시기다.하림그룹은 1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벤처밸리 NS홈쇼핑 별관에 마련된 나폴레옹 갤러리 개관식을 열고, 2014년 경매를 통해 낙찰 받은 나폴레옹 황제의 이각모(바이콘) 등 유물을 공개했다. 이각모는 나폴레옹 황제가 1800년 마렝고전투 당시 착용했던 모자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사재 26억 원을 들여 낙찰 받은 이각모(바이콘)를 공개하기에 앞서 하림그룹은 전시관의 내부를 다채롭게 구성했다. 나폴레옹 갤러리(25.8평)는 유럽 지도를 상감 기법으로 그려 넣은 석재 바닥으로 꾸몄고, 나폴레옹이 원정 당시 사용한 은잔, 덴마크왕 프레데릭 6세가 나폴레옹에게 수여한 코끼리 훈장 등 8종의 유물을 함께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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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우리나라의 젊은 청소년들을 위해 사회공헌 사업을 하는 것"이라며 "이각모를 상설 전시해 그의 정신을 나누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하림그룹은 이각모를 쓴 나폴레옹을 그린 서양 화가의 작품도 함께 소개하며, 나폴레옹 모자가 도전 정신과 불굴의 용기 등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베르사이유 국립박물관이 소장 중인 루이스랑스와 레조의 1802년 작품 '마렝고 전투(Bataille de Marengo)' 등을 화면에 띄워 놓았으며, 뒤이어 5분간 나폴레옹 영상을 상영했다.
하림그룹이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는 '청년들의 도전정신 고취'이지만 '하림그룹의 도전'과도 무관치 않아보인다. 그룹은 외식 사업에 진출하고 단체급식 사업을 영위하는 웰리브 인수를 타진하는 등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림그룹이 식품산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말 자산 규모 10조 원을 넘긴 하림그룹은 오는 5월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 매출 외형 또한 8조 원 대를 바라보고 있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매출을 7조 5000억 원에서 8조 원 사이로 추산하고 있다.
김 회장은 '자수성가한 경제인 대표로서 차기 정부에 바라는 한 마디'를 묻는 질문에 "제조업에서 대기업에 들어가는 경우가 사실 흔치 않았다"며 "중소기업 지원은 많지만 대기업 규제도 많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해 창의적인 경영이 가능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하림그룹은 식품산업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는데도 한창이다. 계열사 NS홈쇼핑은 지난해 8월 자회사 엔바이콘을 통해 외식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3월에는 NS홈쇼핑 복합건축물 NS타워에 엔바이콘 1호점을 오픈했다. 이 곳에서 소비자 반응을 살핀 뒤 향후 가정간편식(HMR) 진출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엔바이콘 2호점 역시 자체 건물에만 점포를 만들 계획이라서 외식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엔바이콘은 하림그룹의 푸드랩(Food Lab)이며, R&D(연구개발) 차원에서 소비자를 연결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문어발 경영' 비판을 우려한 듯 사업 다각화보다는 식품 전문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 웰리브 인수전에도 뛰어든 이유도 같은 맥락에 있다는 이야기다.
김 회장은 "웰리브 응찰가로 400억 원을 써 냈다"며 "(우선협상자가 된 베이사이드PE가 800억 원을 제시했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 비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림그룹이 차순위협상자인 만큼 우선협상자의 계약이 무산되면) 계속 가겠다"고 말했다.
하림그룹은 단체급식 사업군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만큼, 3만여 명의 급식사업을 하고있는 웰리브를 흡수해 기존 사업과 합병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하림그룹의 행보가) 다각화라기보다 전문화라고 생각한다"며 "식품 전문그룹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에서 '규모'와 '깊이'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쌀 한 톨 가지고 밥을 하면 아무리 밥을 잘 짓는 사람도 맛이 없는 음식을 만들게 된다"며 "쌀이 일정 양 이상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사업도 '규모의 경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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