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生, 사외이사 외부평가 첫발 내딛다 [지배구조 분석]지난해 외부기관에 평가 위탁…보험사 31곳 중 유일무이
윤 동 기자공개 2017-03-27 10:44:02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4일 14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트라이프생명보험이 국내 보험사 중 유일무이하게 사외이사 외부평가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식행위 수준의 내부평가를 진행하는 보험사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한 발 앞서 평가의 중립성·공정성을 끌어올렸다.보험업계에서는 사외이사 외부평가의 의미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 보험사가 지배구조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외부평가를 기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홀로 첫발을 내딛었기 때문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 8일 '2016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공시했다.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해 말 재임하고 있었던 김치중, 모진, 김동훈 3명의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외부기관에 위탁해 진행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의 의뢰를 받은 외부기관은 각 사외이사의 소극적·적극적 자격요건을 모두 평가했다. 소극적 자격요건은 관련 법령에 의해 사외이사 결격 사유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적극적 자격 요건은 업무 수행 역량이 있는지를 의미한다.
공정한 평가를 진행하기 위해 메트라이프생명은 이사회 및 이사회 내 소위원회 의사록, 법인등기부등본, 정관, 내규 등을 외부기관에 제공했다. 평가 결과 메트라이프생명의 사외이사 3명은 소극적·적극적 자격요건을 충족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지난 2014년부터 시행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르면 보험사는 매년 사외이사의 역할 및 책임 이행 등을 평가해야 한다. 모범규준은 평가의 공정성·중립성을 위해 내·외부평가를 모두 진행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으나 지난해 연차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공개한 보험사 31곳 중 메트라이프생명을 제외한 30곳은 모두 내부평가만 실시했다.
이들 보험사는 대부분 외부평가 준비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내부평가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권은 보험사가 다른 원인 때문에 내부평가만 진행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외부평가 시 사외이사 연임 제한을 우려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내부평가만 진행한다는 시각이다.
현재 대부분 보험사는 사외이사의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하되 평가 결과에 따라 연임을 허용하고 있다. 사외이사 평가에서 결과가 좋지 못할 경우 보험사가 사외이사를 연임시키고 싶더라도 할 수 없는 구조다.
사외이사는 보험사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사외이사가 다수 변경될 경우 보험사 지배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특히 교보생명 등 일부 보험사는 최대주주 외 2, 3대 주주 측 인물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사외이사들의 연임이 제한될 경우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적지 않다.
반면 메트라이프생명은 이 같은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매우 적다. 메트라이프생명의 지분은 같은 계열사인 메트로폴리탄 글로벌 매니지먼트(Metropolitan Global Management)와 메트라이프 맥시코(MetLife Mexico)가 전부(지분율 합계 100%) 보유하고 있다.
또 메트라이프생명은 투명하게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자기편 사외이사를 연임시키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사외이사 외부평가는 모범규준의 권고 사항을 준수한 것"이라며 "정도경영의 일환으로 진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메트라이프생명이 시작한 사외이사 외부평가가 업계 전체로 확산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상장한 대형 보험사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마친 대형사에서는 지배구조의 문제가 발생할까 도입이 우려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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