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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다시 '게임체인저' 되려면 [thebell note]

이호정 기자공개 2017-03-29 08:24:56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8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자상거래 기업인 쿠팡의 기업가치는 50억 달러로 전 세계 유니콘 186곳 가운데 25위에 해당한다는 보고서가 최근 나왔다. 의아했다. 해당 보고서를 제출한 연구원에게 산출배경을 문의하자 그는 쿠팡이 지금까지 투자받은 금액 및 해외 시장조사기관의 자료를 참고했다고 답변했다.

쿠팡의 기업가치 50억 달러. 이는 2015년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1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산정한 규모였다. 결국 그때 매겨진 쿠팡의 몸값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쿠팡을 지금도 50억 달러 규모의 가치가 있는 유니콘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손 회장의 투자금은 이미 물류센터 건립과 로켓배송 등으로 발생한 적자를 메우는데 대부분 사용했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또 혁신으로 불렸던 로켓배송이 사실상 실패로 끝난 상황에서 쿠팡은 넥스트(next) 플랜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혹시나 싶어 쿠팡에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플랜이 있는지 물었다. 돌아온 답변은 수년 전과 거의 동일했다. 쿠팡 관계자는 "지금까지 적자는 계획된 것으로 투자를 통한 효율 및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어 수년 내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쿠팡의 기업가치와 흑자전환 주장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유는 아마도 쿠팡이 보여준 폐쇄적 소통 방식 때문이라 생각된다. 쿠팡은 지금껏 객관적 데이터나, 설득력 있는 설명 없이 흑자전환 될 거란 말만 되풀이 해왔다. 또한 원치 않는 이슈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소문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그제야 에둘러 해명하는 식으로 시장과 소통해 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5000억 원 넘는 쿠팡의 영업적자는 위기설을 만들어 냈고, 2016년 실적 공시를 코앞에 둔 현 시점에 적자 규모가 더욱 확대된 것으로 알려지자 위기설이 사실인양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사실은 쿠팡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숨기려들수록 시장의 의구심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계획된 적자라면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계략적이나마 몇 년 후쯤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자료 정도는 시장에 공개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단순히 홍보나 IR정책만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변화의 출발점은 될 수 있다. 쿠팡이 위기설을 일축하고 기업가치 50억 달러 이상의 '게임체인저'로 다시 우뚝 서기 위해선 객관적 자료를 통한 설득력 있는 설명으로 시장의 궁금증부터 풀어나가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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