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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우선매수권, '구체적이고 타당한 컨소시엄 구성안'이란 계열사 부담 전가 없는 자금 조달안 마련이 관건

윤지혜 기자공개 2017-04-03 08:59:46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9일 15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 시 '행사 기간 내에 구체적이고 타당성 있는 컨소시엄 구성방안을 제출하면 재논의할 수 있다'는 공식 입장을 정했다. 원칙론을 고수해오던 채권단이 일견 한 발 물러 서 박 회장에 기회가 생긴 듯 하지만, 주주협의회가 수용 가능한 '구체적면서도 타당한' 자금 조달 범위가 어디까지냐가 결국 관건이 될 것 같다.

채권단이 명시한 '구체적이고 타당한 컨소시엄 구성안'에 함축된 의미를 파악하려면 당초 채권단이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했을 당시 박 회장 부자의 전속 권한으로 한정한 취지를 먼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채권단이 우선매수권 약정서에서 박 회장 '개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게 된 이유는 과거 금호그룹과 채권단간 M&A거래를 하면서 발생했던 리스크 때문으로 추론된다. 박 회장은 과거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막대한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전례가 있다. 당시 자금력이 부족했던 박 회장은 FI들과 풋백옵션 계약을 맺게 됐는데, 이는 향후 그룹 전체 계열사가 채권금융기관 관리 하에 들어가게 된 불씨가 됐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박 회장의 자금 조달이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아시아나 그룹 계열사에 향후 재무적 부담을 주는 방식이어서는 주주협의회로부터 타당한 조달로 인정받기 쉽지 않아 보인다. 계열사로부터 직접 차입하는 방법이나, 외부 차입을 위해 계열사가 연대 채무나 담보 제공 부담을 지는 방식도 타당하지 않다.

인수 대상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에쿼티 투자자를 섭외하는 경우가 그나마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향후 계열사들에 잠재적인 부담이 될 만한 여하한 옵션 계약이 포함돼서는 곤란할 수 있다. 대우건설 인수 당시 풋옵션 부여를 무기로 다수의 FI들을 끌여 들였다 그룹 전체가 위기에 몰렸던 그 방식과 다르지 않다.

결국 가능한 방법이라면 △ 박삼구 회장 부자가 우선매수권을 스스로 행사할 만한 자금을 소유하고 있거나 △ 순수한 사업적 동기 또는 미래 투자가치에 대한 확신을 가진 투자자로부터 계열사 연대보증, 옵션 등 일체의 부담부 약정없이 차입 또는 지분 투자를 받는 것 정도다. 두 경우 모두 현실적으로 상정 가능한 지 의문스럽긴 하다.

박삼구 회장 부자가 우선매수권 행사를 통해 취득하게 되는 금호타이어 지분을 담보로 잡는 일종의 M&A 인수금융도 상정해 볼 수 있지만, 그 경우엔 밸류에이션 문제가 생긴다. 보통의 인수금융의 경우, 아무리 인수 대상 기업의 현금흐름이 안정적이어도 전체 인수대금의 60%가 넘기 어렵다. 인수금융 대출 은행들로선 대상 기업의 현금 창출력 대비 차입 규모도 따진다. 결국 은행들로부터 인수금융 차입을 박 회장이 원하는 규모로 무한정 일으키기가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아울러 채권단이 안건에 명시한 '구체적인 컨소시엄'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인수대금 전액에 대한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함과 동시에 3개월 이내에 잔금을 치러야 한다. 우선협상자인 더블스타과 채권단간 맺은 계약서상 납입기한이 3개월이기 때문에 우선매수권자인 박 회장도 동일한 조건으로 잔금을 납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주주협의회는 내달 19일까지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와 함께 '구체적이고 타당한 자금 조달안'을 첨부해 제출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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