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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딜 메이커 "ABS 성패 '스트럭처링' 역량" [IB실무 키맨 열전]김홍조 KB증권 IB부문 구조화금융본부 부장

김시목 기자공개 2017-04-03 13:50:02

이 기사는 2017년 03월 30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자산유동화(ABS) 시장은 발행사, 투자자, 증권사 투자은행(IB) 등 시장 플레이어(player)들에게도 진입장벽이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부동산을 제외한 장래·확정 매출채권, 사회간접자본(SOC), 발전사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공사모로 유동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하우스는 소수에 그친다.

그 중 한 곳이 KB증권이다. ABS 시장 내 존재감은 남다르다. IB부문 내 4개 본부(투자금융본부, 구조화금융본부,프로젝트금융본부, 부동산금융본부)로 구성돼 있다. 특히 심재송 상무가 이끄는 구조화금융본부는 부동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초자산을 유동화해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지원 사격한다.

하우스 키맨은 김홍조 구조화금융본부 부장(사진)이다. 초기 국내 유동화 시장을 지배해온 현대증권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1조원 가량의 메가 ABS 딜을 두 차례나 성사시켰다. 지난 2006년부터 ABS 시장에 몸 담기 시작한 뒤 '산전수전' 다 겪은 13년차 딜 메이커를 만나봤다.

◇ 멀티 ABS 역량...조 단위 딜 '키맨'

그의 장기이자 무기는 십수년 간 ABS 업무를 하면서 가지각색의 딜을 클로징한 경험이다. 상당수 증권사 실무진들은 최근 고수익이 보장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기반의 구조화에 힘을 쏟다보니 유동화 역량은 떨어지고 있다. 이를 소화할 인력 역시 자연스레 감소하고 있다.

김 부장은 "유동화라는 업무 자체가 부동산 외 장래·확정 매출채권, SOC, 발전소, 항공기, 선박 등 다양한 기초자산에 따라 무궁무진하다"며 "상당수 ABS 딜의 본질은 유사하지만 구조를 만들어내기까지 유관기관과의 직간접적 협의, 법률 이슈 해소 등 상품화 과정은 제각각"이라고 말했다.
김홍조
이어 "직접 딜을 클로징해보지 않으면 자신만의 경험과 노하우로 쌓기가 힘들기 때문에 다양한 유동화 작업을 경험해보는 게 중요하다"며 "고수익이 담보되는 부동산 비중이 높아지는 점은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한편으론 스스로 장벽을 쳐두는 것과 다르지 않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역시 '인생 딜'은 가장 힘들었지만 존재를 각인시킨 인천공항철도와 LH공사 딜이었다. 인천공항철도 ABS는 SOC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1조 원 규모 공모 딜이었다. 최초였다. 구조 설계, 'AAA' 신용등급 확정까지 1년 가량의 시간이 걸렸다. 임대주택을 유동화한 LH공사(1.2조)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당시 총 3조 원이 넘었던 인천공항공사 딜을 따내기 위해 KB금융은 은행, 증권, 자산운용이 모두 힘을 합쳐 구조를 만들어냈다. 상대는 산업은행 외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생보사 '빅3', 농협, 우리은행까지 굴지의 금융사까지 합류했다. 컨소시엄 구성만 놓고 보면 예단이 어려웠다.

결과를 가른 것은 금리를 대거 낮출 수 있었던 1조 원 규모 공모 ABS가 컸다. 경쟁 컨소시엄은 증권사 없이 조달 구조를 짜면서 선택을 받지 못했다. 당시 KB증권 등 KB금융그룹은 공모 ABS 발행을 위한 프라이싱 계획까지 제시하는 등 한층 세부적인 제안서를 제출하며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최근 자금 조달이 녹록지 않은 국적 항공사의 잇단 ABS 역시 상품의 매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ABS를 통해 신용등급을 BBB급에서 A급으로 상승시키는 동시에 투자자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금리 수익을 높여주기 때문에 투자매력이 한층 배가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적 항공사가 파산하지 않으면 장래 매출채권은 계속해 발생할 수 있고 상승한 신용도에 기반한 금리 역시 동일 등급보다 더 높게 책정해준다"며 "트리거(trigger)가 발동할 경우에도 일반 회사채(SB)보다 원금보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정성이 가미된 '알짜 상품'"이라고 말했다.

◇ '스트럭처링' 딜 성패 좌우…투자자 풀 '한계'

그는 유동화 딜 성패의 관건으로 기초자산의 '스트럭처링(Structuring)' 역량을 꼽았다. 상품을 내놓기 전 기초자산을 유동화할 지 구조를 짜고,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평가받아야 채권의 투자매력이 평가된다. 즉 최선의 신용도를 평가받기 위해선 빈틈없는 구조가 핵심이란 것이다.

김 부장은 "구조를 짜는 과정에서 자산 현금흐름에 대한 분석, 온전하게 SPC로 현금이 들어올 수 있기 위한 법리적인 분석 등 다방면에서 완벽하게 세팅이 돼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빈틈이 생기거나 문제가 생기면 투자자들에게 제시하기 어렵거나 외면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행사, 투자자, 심지어 증권사 사이에도 진입장벽이 높은 ABS 시장에 대한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그 중 투자자 풀이 너무 좁다는 점을 가장 먼저 지적했다. 2년 이내 트랜치에는 증권사 RP, FICC 운용자산 등의 영역에서 수요가, 그 이상 트랜치엔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등에 쏠려 있다는 것이다.

발행 시장의 한계는 결국 유통부문으로도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회사채와 달리 유통 시장이 척박하다보니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회사명만 가지고 거래가 되는 회사채 시장과는 판이하게 다른 셈이다. 사는 사람 입장에서 환금성이 떨어지는 등의 이유로 거래에 미온적인 셈이다.

그는 "소수 기관투자자들의 참여 속에 이뤄지다 보니 투자자 풀(Pool)이 적은 게 가장 큰 단점"이라며 "ABS 상품이 기존 채권, 주식 상품보다 어렵다보니 관심이 적은 탓이기도 하지만 결국 투자자들 입장에서 관심을 갖고 조금이라도 살펴본다면 ABS의 매력을 더욱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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