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외식사업부 매각 추진하는 배경은 '수직계열화' 어려워, '비효율' 판단 가능성?…이랜드, "콘텐츠 중 하나"
노아름 기자공개 2017-04-12 08:19:41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1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이 사모투자(PE)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외식사업을 포함한 주요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재무개선 효과 이외에도, 이랜드그룹이 식자재 유통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수직 계열화'가 어려운 사정을 감안한 행보로 해석된다.2011년 이랜드월드로부터 외식사업 부문을 인수해 관련 사업을 시작한 이랜드파크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자사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이름을 알렸다. 피자전문점 '피자몰'은 국내 최초 9900원 피자 전문점으로 시작했으며,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 역시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다. 이랜드파크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6년 만에 18개 브랜드, 559개 매장을 갖추게 됐다.
MBK파트너스 측이 먼저 이랜드그룹에 외식사업 등 자산 매각을 제의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랜드그룹이 이를 거절하지 않고 MBK 측에 실사 및 배타적 가격협상 권한을 부여한 이유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그 중 하나가 식품 관련 계열사를 통한 시너지 효과의 부재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외식 프랜차이즈와 식자재유통 사업군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그룹사는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외식 프랜차이즈 입장에서는 거래처와 스킨쉽을 꾸준히 해 와 원재료 소싱 능력이 있는 식자재 유통 계열사를 통해 조달 창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패션, 유통업 등의 사업 포트폴리오 이외에 식품 계열사는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이랜드그룹 입장에서는 관련 연결고리를 조성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랜드그룹이 외식업을 장기 사업으로 끌고 가기에는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는 매장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야 바잉 파워가 생기고 고정비가 줄어드는 까닭에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며 "출점 확대가 숙명인 외식 프랜차이즈업 특성상 의사소통이 원활한 계열사가 없다면 장기전으로 가기 위한 체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랜드그룹을 제외한 CJ, SPC 등은 여러 고리를 통해 수직 계열화를 이룬 뒤, 계열사간 거래로 매출을 늘려가며 업력을 키우고 있다.
CJ그룹은 한식뷔페 '계절밥상'을 운영하는 CJ푸드빌과 식자재 유통업 등을 영위하는 CJ프레시웨이 등을 보유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CJ제일제당, CJ푸드빌 등 특수관계자와 거래를 이어오고 있는데, 이는 CJ프레시웨이 연간 매출의 약 18%에 해당한다. SPC삼립 역시 2014년 식자재 전문 유통회사 SPC GFS를 설립했고 SPC GFS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76% 증가한 9740억 원을 기록했다.
이랜드그룹은 식품 계열사 부재의 한계를 느꼈다기보다는 외식 브랜드도 아울렛, 복합몰 등의 유통채널에 입점하는 콘텐츠 중 하나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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