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4월 27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상장사 삼본정밀전자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 게임개발사 블루사이드가 인수자금을 제대로 조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간 매출액이 80만 원에 불과한 만성 적자 벤처회사가 시가총액 1200억 원에 달하는 상장사 M&A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체 보유 자금이 많지 않아 잔금지급일인 오는 6월 5일까지 인수잔금을 외부에서 충당해야 한다.

블루사이드는 지난 2월 27일 삼본정밀전자홀딩스투자목적회사(운용사 코스톤아시아PE)외 1인과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삼본정밀전자 지분 55.47%를 843억 원에 매입하키로 했다.

계약 당일 계약금 57억 원을 납입하고 3월 30일까지 잔금 786억 원을 지급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투자자가 자금 납입을 미루면서 6월 5일로 잔금지급일을 한 차례 연기했다. 대신 추가 계약금으로 43억 원을 지급했다.

블루사이드가 책임져야 하는 인수대금은 이미 지급한 100억 원(계약금)을 제외하고 500억 원 가량이다. 나머지 243억 원은 재무적투자자(FI)가 직접 삼본정밀전자홀딩스에 납입할 예정이다. 현재 블루사이드는 인수대금을 지원할 수 있는 외부 투자자를 접촉하고 있다.

기존 전환상환우선주(RCPS) 투자자인 아주IB투자와 SBI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등을 비롯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 벤처캐피탈인 KTB네트워크 등에도 인수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모두 투자를 검토고 있는 단계다. 조달해야 하는 금액은 약 250억 원으로 삼본정밀전자 주식을 담보로 블루사이드가 CB를 발행하는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250억 원은 유안타증권 등을 통해 인수금융을 일으킬 계획이다.

다행히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개발비용 850억 원을 들여 7년만에 공개한 게임 '킹덤언더파이어2(KUF2)'가 중국에서 시범 출시(소프트론칭)된 데 이어 예상을 뛰어넘는 초반 성과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완전 상용화(중국)가 이뤄지는 5월에는 본격적인 실적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출시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공개한 게임의 질이 좋아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KUF2가 시장에 안착한다면 블루사이드도 펄어비스 등과 같이 급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블루사이드 인수대금 지원을 확정한 투자자는 아직 많지 않다. 게임의 완전 상용화가 이뤄진 이후 투자를 결정해도 늦지 않아 투자자들이 시간을 갖고 사업성 검토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사이드의 재무구조가 취약한 점도 부담이다. 게임 개발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미처리결손금이 계속해서 누적돼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그 동안 벌어들이는 수익이 없다보니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사업을 영위한 것이다. 온라인 게임이 성공한다고 해도 재무구조를 개선시키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의 그래픽과 내용이 좋아도 소비자들이 얼마나 이용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며 "게임 개발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데다 불법자금 모집혐의를 받은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가 CB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신규 투자 유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블루사이드 관계자는 "인수잔금 조달을 위해 증권사와 벤처캐피탈, PEF 등을 계속해서 접촉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고 있다"며 "게임개발의 장기화로 시장의 불신과 오해가 있지만 블루사이드의 성장성을 믿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많아 인수잔금 지급에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