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이랜드리테일, '프리IPO' 기대 효과는 RCPS→보통주 전환, '실 차입금' 축소… IB업계 "빠른 재무 개선, 긍정적"

한형주 기자공개 2017-05-10 10:41:49

이 기사는 2017년 05월 04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리테일이 추진 중인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는 외식사업과 모던하우스, 유휴 부동산 매각 등 그간 이랜드그룹이 제시한 자구안을 통틀어 가장 빠르고 확실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가져다 줄 방안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선 이번 프리IPO 금액 6000억 원 가운데 이랜드리테일에 실제 유입되는 현금이 1000억 원에 불과하다는 이유를 들어 이번 딜을 평가하는 시각도 존재하나, 사실상 차입금에 가까운 3000억 원의 전환상환우선주(RCPS)가 자본으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이번 딜의 재무개선 효과를 높이 평가할 만하다는 게 IB업계의 중론이다.

◇RCPS 보통주 전환, 실 재무개선 효과 '탁월'

이번 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3년 전 '하모니에이앤지제일차'를 대상으로 발행한 3000억 원 규모의 RCPS가 보통주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당초 이랜드그룹은 RCPS 투자자와 올해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약속했으나, 이랜드파크 임금체불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이를 지키지 못했다. 이에 따라 상환 이슈가 발생, 신용평가업계는 해당 RCPS를 이랜드리테일이 오는 19일까지 갚아야 할 차입금으로 분류해 왔다.

프리IPO에 참여하는 신규 투자자들은 이번에 하모니에이앤지제일차 소유의 RCPS가 아니라, 보통주로 전환한 주식을 매입한다. 거래가 성사되는 순간 차입금에 가까운 3000억 원이 자본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IB업계에서 이랜드리테일이 이번 거래를 통해 1000억 원 자금 유입 이상의 높은 재무건전성 강화 효과를 얻게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는 이유다.

◇CAPEX·계열사 지원 방어, 수익가치 정상화

프리IPO 투자자들이 거래 선결조건으로 이랜드리테일의 무리한 자본적 지출(CAPEX)와 계열사 지원을 사실상 막아놓은 점도 재무개선에 긍정적 역할을 할 요인으로 꼽힌다.

이랜드리테일은 최근 3년간 2800억~3000억 원 규모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을 꾸준히 거둬 왔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2000억 원 이상의 설비투자비를 지출한 탓에 수익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동시에 이랜드건설과 이랜드파크 등 부실 계열사에 해마다 수백 억 원대 자금을 투입해 온 점도 기업가치(EV) 저평가를 유도했다.

프리IPO 투자자들은 이 점에 주목해 이랜드그룹과 '이랜드리테일이 더 이상 다른 계열사를 지원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조항을 주식매매계약서에 포함시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이랜드월드는 현재 이랜드리테일 자회사로 있는 이랜드파크 지분 전량을 사들여(장부가 기준 2000억 원) 이랜드리테일이 추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온전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랜드그룹 입장에선 이랜드월드를 실질적인 사업 지주회사로 변모시키는 과정이기도 하다.

◇거래조건 위반시 투자자가 경영권 행사

거래 종결(딜 클로징) 후 프리IPO 투자자와 이랜드월드가 공동 설립할 특수목적법인(SPC)은 이랜드리테일 지분 69.7%를 보유하게 된다. 이랜드월드가 단독 보유하는 지분은 28.7%로 축소된다.

신규 투자자들은 이랜드리테일에 상장 준비 기간 2년을 새로 부여하고 경영권을 위임키로 했다. 2년 내 기업공개(IPO)에 다시 실패하면 투자자들이 경영권을 돌려받아 보유지분 매각(바이아웃, Buy-out)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랜드리테일이 2년 내 과도한 CAPEX 단행 등 투자자와의 약속을 어길 경우에도 이랜드월드는 경영권을 반환해야 한다.

대신 이랜드그룹은 향후 재무상태가 호전될 경우 이랜드리테일 지분을 되사올 수 있는 매도청구권(콜옵션)을 보장받았다.

이랜드리테일 프리IPO 투자자는 큐리어스파트너스와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큐캐피탈파트너스, 엔베스터 등 4곳의 사모투자(PE) 운용사다. 주요 투자자인 큐리어스파트너스가 이번 딜을 위해 조성하는 프로젝트 펀드는 현재 출자기관(LP) 승인이 모두 끝난 상태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투자에 활용할 블라인드 펀드 역시 LP 커뮤니케이션, 투자심의위원회 등이 마무리됐다.

이들은 총 투자금(6000억 원) 중 2000억 원을 책임지며, 이랜드월드의 후순위 재투자액(2000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2000억 원은 금융권에서 인수금융(Loan)으로 충당한다. 주선사인 KB증권은 최근 에퀴티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확약서(LOC) 발급을 완료했다. 큐리어스파트너스와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등은 오는 11일 이랜드그룹 관계자들이 동참한 가운데 딜 세레모니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거래 관계자는 "프리IPO를 통해 자금 수혈이 이뤄지고, 상장을 앞둔 이랜드리테일이 '클린업(Clean up)'된다는 게 이번 딜의 포인트"라며 "이랜드그룹이 그간 시장에 공언해 온 약속들을 차츰 실현해 나간다는 측면에서도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리테일 프리IPO 외에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한 전방위 조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랜드 외식사업부와 모던하우스를 총 7000억~8000억 원 수준에 MBK파트너스에 넘기는 거래를 추진 중이며, 'EnC'를 비롯한 비수익 브랜드 매각도 병행하고 있다. 올 들어 1분기 말까지 약 1900억 원 규모의 부동산 매각도 확정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