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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를 너무 일찍 드러낸 동원그룹

한형주 기자공개 2017-05-17 16:33:40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5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너무 빨랐다. KTB프라이빗에쿼티(PE)와 큐캐피탈파트너스로부터 동부익스프레스 경영권 지분(100%)을 인수하고 채 2주가 지났을까. 동원그룹은 곧장 동부익스프레스 '비물류사업' 매각에 돌입(주관사 선정)했다. 누가 봐도 비싼 인수가 부담 때문.

KTB PE-큐캐피탈 컨소시엄에게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은 꽤나 잘된 거래로 평가받는다. 2014년 5월 3100억 원에 사들인 물건을 2년 반만에 1000여억 원을 얹어 팔았으니(동원 인수가 4162억 원), 적어도 매각자 입장에선 아쉬울 것 없는 딜이었다. 동원에겐 같은 평가가 내려지지 않는다.

이런 동부익스프레스 지분을 동원은 대부분 빚을 내서 매입했다. 4000억 원대 초반의 인수자금 중 3350억 원을 회사채,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으로 충당했다. 보유현금이 적어 조달이 용이한 시장성 차입을 택한 것이지만, 동시에 이자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민도 해야 했다. 동원이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후 시너지와 무관할 뿐더러 사업 경험도 전무한 비물류부문 매각을 이토록 빨리 추진하게 된 계기다. 처음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확정지을 때부터 의도된 것이었다.

당시 동원은 몇 가지 계산을 했다.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한 비핵심 자산의 가치 산정이 그것. 먼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11.11%는 이미 지분 64.96%를 소유한 ㈜센트럴시티(신세계)가 무조건 원매자로 나서줄 것으로 예측했다. 동부익스프레스 장부상 해당 지분의 공정가치가 1300억 원 수준이니, 못해도 1000억 원가량엔 처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매물로 내놓으면 인기가 많을 것으로 점친 동부고속은 800억 원 안팎, 여기에 SK·롯데 등 대기업이 좋아하는 렌터카(동부렌터카) 사업 등을 끼워팔면 족히 1000억 원 이상은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매각희망가가 총 2000억 원대에 달한다는 동부익스프레스 비물류업 공개비딩은 이렇게 시작됐다. 거래 성사(딜 클로징)시 동원은 사실상 동부익스프레스 경영권을 2000억 원 남짓에 인수한 효과를 거두게 된다. 결국 "우린 이런 부분을 감안해 동부익스프레스를 비싸게 샀다"는 패를 시장에 너무 일찍 보여준 셈이다.

딜 초반 매각주관사인 EY한영과 한국투자증권은 방방곡곡에 동부익스프레스 비물류부문 매각 티저(투자안내문)를 뿌렸다. 심지어 동부익스프레스를 동원에 판 KTB PE 등에도 안내문이 전해졌다는 후문. 어떻게든 인수후보를 늘려야 한다는 의지 내지 다급함의 방증이다. 그 결과 IM(Information Memorandum)은 30여 곳이 받아갔고, 이후 진행된 예비입찰엔 10여 곳이 참여했다.

예상과 달리 응찰자 명단에 신세계나 SK, 롯데 등은 없었다. 동원은 거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7~8곳을 적격 예비후보(숏리스트)로 선정했다. 이들 상당수는 동부고속 인수만을 노리고 실사에 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동부고속 △동부렌터카 등 패키지 매각을 계획한 동원으로서는 각 투자자가 원하는 타깃만 떼어내 파는 것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 됐다. 이번 매각으로 목표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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