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5월 29일 08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기업은 언제나 자금 유치에 굶주려 있다. 연구·개발(R&D)이나 마케팅, 인력 등 모든 것이 돈과 직결돼 적시 투자 유치는 필수다. 그런데 지방에 소재한 벤처기업의 경우 경기도 권역 내 기업보다 더욱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다. 대부분의 벤처투자기관들이 서울에 몰려있는 까닭이다.중소기업청은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고안했다. 연초부터 시행되고 있는 '찾아가는 투자 IR'을 통해서다. 청이 주관해 직접 심사역을 데리고 매주 지방 거점도시로 내려가고 있다. 지방청에서 선정한 우수 벤처기업을 벤처캐피탈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이 직접 고안한 아이디어로 유명하다.
주 청장은 IR 행사에 매번 직접 참여하고 있다. 벤처기업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중기청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다른 일정보다 IR 행사 참석을 우선에 두기도 했다. 우수 벤처 육성에 누구보다 앞장서는 모습이다. 지난 3월말 서울에서 처음 시작된 IR은 대전·인천·부산·대구·광주까지 전국을 순회하고 있다. 이 모든 행사에 주 청장은 빠지지 않고 부지런히 참석하고 있다.
'벤처기업의 세계화'는 주 청장의 지상 목표다. IR 행사 시 기업에 주어진 발표시간은 단 3분이다. 주 청장의 특별 요청때문이었다. 이는 미국 실리콘밸리 방식으로 투자자 마음을 사로잡는 데 3분이면 충분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발표도 미국 벤처식으로 하자는 의도다. 문제는 10여개 기업의 IR이 끝나고 난 뒤다. 주 청장은 매번 발표의 총평을 하고 있다. 총평 시간은 30~40분 정도로 길다.
주 청장의 일장연설은 업계에서도 악명이 높다. 그는 여러 중소·벤처업계 행사에 축사를 하는 귀빈으로 참석한다. 그런데 정작 5분안에 끝내야 할 인삿말을 30분 넘는 교장선생님 훈화처럼 만들곤 한다. 간부 회의 시간은 두말할 나위 없다. 과장되게 말해서 하루종일 회의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물론 이 모든 게 벤처업계 발전을 위해서라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다. 일방적이면 때론 거부감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주 청장은 중소·벤처업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잘 챙긴다. 중소기업청의 부(部) 승격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주 청장은 마지막 중기청장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남은 시간이라도 일방적인 훈계를 하는 권위적 청장이 아닌 직원과 업계의 소리를 경청하는 청장으로 마무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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