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플랫폼, 오답노트가 필요하다 [thebell desk]
김일문 산업2부 차장공개 2017-06-12 08:13:59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9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야심차게 밀어붙였던 재능 공유형 플랫폼 '히든'이 이달 말 종료된다. 유저들의 외면속에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서비스 시작 1년여 만에 문을 닫기로 했다. '히든' 외에도 가족 커뮤니티 앱 '케이크'는 서비스 출시 9개월만인 지난 3월 소리 소문없이 사라졌고, 문자 관리 앱 '여름'도 이용자 감소로 이달 말 폐기처분된다. SK텔레콤이 줄기차게 강조했던 플랫폼 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SK텔레콤이 플랫폼 사업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막강한 자본력으로 무장한 거대 통신사라는 점에서 경쟁자들에 비해 출발선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남들 다 맨발로 뛰는데 혼자만 신발을 신은 격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1년전 생활플랫폼을 지향한다며 톱스타들을 CF 모델로 기용해 물량 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만약 플랫폼 비즈니스가 생소한 분야라던가 처음 시도하는 사업으로 시행착오가 불가피했다면 성장의 과정, 혹은 자양분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도입과 함께 활성화 된 모바일 플랫폼 분야에서 국내 굴지의 통신사가 아직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심지어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컴즈를 통해 한국형 SNS의 효시격인 '싸이월드'를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회사다. SK컴즈가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것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SK텔레콤은 플랫폼 사업에 대한 심각한 자기 반성이 있었는지 되돌아 봐야한다. 사업을 벌이다 보면 실패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오답노트를 성실하게 작성한 학생일수록 우등생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성과에 마땅한 보상, 실패 후 뒤따르는 책임도 명확해야 한다. SK텔레콤의 플랫폼 사업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아님 말고'식으로 운영된다면 곤란하다. 습작품을 찢어 휴지통에 던져버리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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