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파, 넘볼 수 없는 투자액..'독보적' [thebell League Table - VC]상위 10개사 투자액 4370억..전년比 12% 늘어
박제언 기자공개 2017-07-03 07:56:49
이 기사는 2017년 06월 30일 16: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7년 상반기 국내 벤처캐피탈의 신규 투자가 순풍에 닻을 올렸다. 연초부터 이어진 국정농단 사태와 조기 대선 등 불안정한 국내 정치 상황을 비롯해 미국 트럼프 시대의 불안감 등으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무색할 정도다.전통적 투자 명가(名家)들은 여전히 높은 투자집행률을 나타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와 KTB네트워크, 아주IB투자 등은 수년째 많은 투자금으로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벤처캐피탈들은 최근 2~3년과 같이 게임이나 바이오 등 특정 산업군에 '쏠림' 투자를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분야에 대한 투자가 가장 많았으나 문화나 바이오에 대한 투자도 고루 이뤄졌다.
◇ 한투파, 전통적 투자 강자…스마일게이트·유니온 '약진'
머니투데이 더벨이 국내 58개 벤처캐피탈의 실적을 토대로 집계한 2017 상반기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벤처투자부문 상위 10개 벤처캐피탈의 투자 규모는 437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상반기 상위 10개 벤처캐피탈의 투자액인 3900억 원보다 12%(470억 원) 늘어난 금액다.
이는 58개 벤처캐피탈의 총 투자액인 9770억 원의 45%에 해당한다. 2016년 상반기 9319억 원(61개 벤처캐피탈 기준)보다 400억 원 많은 수치다.
한투파는 독보적이다. 수년째 투자부문의 왕좌를 다른 벤처캐피탈에 넘겨주지 않고 있다. 상반기에만 794억 원의 투자금을 집행했다. 딥러닝 기술 기반 스타트업 '옴니어스' 등 초기기업 투자부터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 '카페24' 구주거래까지 모든 영역으로 투자집행을 이어갔다. 이스라엘 검색엔진 기업 '트위글(Twiggle)', 미국 패션 스트리밍 버시스기업 '르 토트(Le Tote)' 등 해외 벤처기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TB네트워크의 투자금액은 한투파의 뒤를 이었다. 총 투자액수는 576억 원에 이른다. 채용플랫폼 '원티드랩', 로봇제작기업 '뉴로메카'를 비롯해 바이오기업 '바디텍메드' 등에 투자를 집행했다. 해외 벤처기업에도 투자금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 현지기업들과 함께 식품 O2O(Online to Offline) 기업 '미스프레쉬(MissFresh)'에도 투자했다.
한투파와 KTB네트워크는 벤처조합으로만 각각 1030억 원, 2000억 원의 투자여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반기 새정부의 벤처정책이 구체화되면 더 많은 투자금을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상반기 총 546억 원을 투자하며 벤처투자부문에서 세 번째로 많은 투자를 한 벤처캐피탈로 이름을 올렸다. 278억 원을 집행한 2016년 상반기 보다 2배 많은 액수를 투자했다. 원료의약품업체 '미래파인켐', 게임회사 'AN게임즈', 항공기 부품업체 '아스트' 등에 투자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의 투자여력도 1250억 원으로 여유로운 편이다.
KB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는 매년 벤처투자 부문 10위권 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 벤처캐피탈은 2017년 상반기도 각각 412억 원, 376억 원, 370억 원씩 투자금을 집행했다. KB인베스트의 경우 연초 본부체제에서 대표펀드매니저 중심으로 투자와 회수 체계에 변화를 줬다. 2017년부터 공격적인 투자와 펀딩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KB인베스트먼트의 하반기 투자에 더욱 기대를 걸고 있다.
문화부문 투자의 강자인 유니온투자파트너스는 간만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총 342억 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2016년 투자액수인 183억 원의 2배 가까운 금액이다. 영화 '신과함께'와 애니메이션 '메가레이서' 등 프로젝트 투자를 비롯해 게임개발사 '아이엠씨게임즈' 등에도 대규모로 투자를 집행한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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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서비스·문화·바이오 등 고루 투자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상반기(5월말 기준) ICT서비스에 대한 투자비중이 전체의 17.4%를 차지하며 가장 높았다. 사물인터넷(IoT)과 자율주행 서비스, 드론 등 일상 생활에 밀접한 기술에 대한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영상·공연·음반 분야에 대한 투자가 뒤를 이었다. 2016년 하반기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문화부문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며 2017년 상반기 문화부문 투자는 전체의 13.6%의 비중을 차지했다. 2017년 하반기 개봉 예정인 '남한산성', '군함도', '신과함께' 등 블록버스터급 영화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바이오·의료 분야에 대한 투자는 다소 주춤했다. 2016년 바이오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한미약품 기술수출 무산 사태 등이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월까지 투자비중은 13.1%를 차지했다.
전통적 투자분야였던 △전기·기계·장비 △화학·소재 분야의 투자비중은 각각 12.4%, 6.8%로 집계됐다. 전기·기계·장비 분야의 경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전체 투자비중에서 10%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업황이 되살아나고 ICT서비스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하드웨어도 각광받으며 관련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업력별 신규 투자 분포를 살펴보면 초기기업 투자가 가장 많았다. 5월까지 설립 3년 이하의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비중이 전체의 39.7%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후기기업(7년 초과, 32.4%), 중기(3~7년, 27.9%)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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