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속앓이' 밴수수료 정률제 도입 불구 추가 인하 요구 가능성 제기
안경주 기자공개 2017-07-05 10:48:22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4일 15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8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앞두고 신용카드의 결제 프로세스를 담당하는 밴(VAN, 부가통신사업자)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이유로 밴사들에게 지급하는 밴수수료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밴사는 카드사를 대신해 가맹점을 모집해 결제정보 중계, 매출전표 수거 등의 업무를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결제대행업 사업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8월부터 신용카드 가맹점 우대수수료율 기준 개편안을 시행한다.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영세가맹점 기준 상한은 기존 연매출 2억 원 이하에서 3억 원 이하로, 중소가맹점 기준은 연매출 3억 원 초과~5억 원 이하로 넓혀졌다.
이는 영세가맹점 대상 범위를 넓힌 것으로 사실상 가맹점 수수료 인하다. 여신금융협회는 이번 개편안으로 신용카드사의 수익이 4000억 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밴사 역시 이번 개편안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밴수수료 구조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뀌면서 신용카드사가 받는 가맹점 수수료와 밴수수료가 연동되기 때문이다.
기존 정액제 방식에서는 소비자가 얼마를 결제하든 밴사는 건당 80~120원의 밴수수료를 신용카드사로부터 받았다. 하지만 정률제 하에서는 결제금액과 가맹점 수수료에 따라 수수료 수익이 달라진다. 이는 신용카드사가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의 일정 부분을 밴수수료로 받도록 계약이 돼 있어서다.
예컨대 소비자가 현재 중소가맹점으로 분류된 곳에서 1만원짜리 물건을 신용카드로 구매할 경우 신용카드사는 130원(중소가맹점 수수료율 1.3%)의 수수료를 받고, 밴사에는 13원(밴수수료가 가맹점 수수료의 10%라고 가정)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그런데 개편안에 따라 중소가맹점이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용받게 되면 신용카드사는 80원(영세가맹점 수수료율 0.8%)의 수수료를 받고, 밴사에 8원의 수수료만 지급하면 된다.
문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밴수수료 역시 감소하는 상황에서 신용카드사들이 밴수수료 인하를 추가로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정보기술(IT) 발달로 인해 밴수수료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게 신용카드사들의 지적이다. 최근 밴수수료 인하를 공론화 시키고자 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신용카드사 관계자는 "밴수수료 구조를 정률제로 바꿨다고 해서 카드사의 부담이 줄어든 것도 아닌데다 밴사들이 밴수수료를 추가로 인하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밴사들은 아직 신용카드사들이 밴수수료 인하 요구를 해오지 않고 있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 감소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밴수수료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밴업계 관계자는 "밴수수료 구조가 정률제로 바뀌면서 밴사 역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 여파를 고스란히 감내할 수밖에 없다"며 "신용카드사의 손실 감소를 위해 밴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전했다.
특히 밴사들은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No CVM)와 밴수수료 정률제 시행으로 수익 악화가 현실화됐고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 감소폭이 더욱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추가 밴수수료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신용카드밴협회에 따르면 밴사들의 1분기 매출액은 총 2620억 원으로 작년 1분기(2719억 원)보다 3.6% 감소했다. 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5만 원 이하 무서명거래 시행으로 전표 수거료가 25% 정도 감소했고, 밴수수료도 줄었다"며 "신용카드 이용건수 증가로 그나마 예년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용카드 이용건수는 27억2156만6000건으로 전년동기대비 12.8% 증가했다.
여기에 가맹점 수수료에서 밴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밴수수료 추가 인하는 자칫 밴사의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에서 밴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2%에서 지난해 말 8.5%로 3.5%포인트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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