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7월 07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 정부가 어떤 벤처 육성 정책을 펴나갈지를 두고 벤처캐피탈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지금까지 흩어져 있던 벤처지원 관련 법들을 하나로 통합해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창업투자사들은 신기술금융사에 비해 여러모로 불리한 규제들을 풀어주길 내심 바라고 있다.예컨대 창투사들은 상장사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없고 최근 도입된 창업·벤처 전문 PEF를 결성할 수도 없다. 또 신기사와 달리 창투사는 외부 펀드에 출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펀드 출자도 간접적인 벤처투자라고 본다면 선뜻 이해하기 힘든 규제다.
실제로 신기사들은 펀드 출자 방식의 벤처투자를 하기도 한다. 신생 신기사인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또 다른 신기사인 포스코기술투자가 결성한 프로젝트 펀드에 LP로 참여했다. 당시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는 투자 대상이 매력적이기도 했지만 GP 및 다른 투자사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펀드 출자 방식을 택했다.
만약 펀드 출자가 허용된다면 창투사들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벤처캐피탈마다 강점이 달라 특정 산업군에 전문성을 가진 투자사가 있는가 하면 해외 네트워크가 강한 투자사도 있다. 이들이 펀드 출자로 한 배를 타게 된다면 공동 운용(Co-GP)이라는 부담스러운 형태를 취하지 않고서도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창업초기 투자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마이크로 VC 등 창업초기 전문 투자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지만 이들이 민간 LP를 모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게 사실이다. 만약 그로쓰 캐피탈에 강한 벤처캐피탈이라면 이들이 만든 창업초기 펀드에 출자한 뒤, 후속 투자가 필요한 피투자사에 자신들이 직접 투자를 하는 방식의 운영도 생각해볼만 하다.
공적자금 중심으로 성장한 지금의 벤처캐피탈 시장이 이제는 민간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데 모두가 동의한다. 그러나 웬만큼 트랙레코드가 좋은 운용사들도 펀드를 결성할 때 민간 LP를 모집하는 일이 쉽지 않다. LP들의 벤처캐피탈에 대한 낮은 이해도가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실 벤처캐피탈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하는 민간자본은 바로 벤처캐피탈 자신들이다. LP를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라 벤처캐피탈 간의 출자로 협업한다면 생태계 내부의 자금 순환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벤처캐피탈의 동반성장을 위해 창투사들의 펀드 출자를 허용하는 것을 한 번 검토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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