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7월 13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요즘 말로 소위 '꽃길'을 걷고 있다. 올 2분기 약 1조4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하반기 대형수주인 애플 공급이 시작되면 또 한번 퀀텀 점프를 하게 된다. 내년은 애플 공급량이 두 배로 늘어난다. 최소 2~3년은 호황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국위 선양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에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독점 공급하게 된 덕에 애플 스마트폰 전략 관련 뉴스에는 빠짐 없이 등장한다. 글로벌 소비자들은 한국이 세계 최고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보유한 나라로 인지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정작 알짜 '사업'은 일본에게 떼어 주고 있다. 애플수주 낙수 효과가 국내에선 크지 않다. OLED전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부품과 장비업체만 일부 수혜를 누린다.
중소형 OLED패널 제조에 필요한 증착장비와 필수부품 섀도마스크가 대표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전량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증착장비 공급업체는 캐논의 자회사 토키(TOKKI), 섀도마스크는 다이니폰프린팅(DNP)이다. 이들은 독점 공급 탓에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 DNP 영업이익률은 알려진 것만 50% 수준이다.
이들에게 삼성디스플레이는 '갑'이면서도 '을'이다. 장비와 부품 공급이 원활치 않으면 사업에 큰타격을 맞는다.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일화가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공급에 대비해 3년 전 토키 증착장비 수급에 나섰는데, 이 때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협상을 할 정도로 진지함을 보였다.
증착장비와 섀도마스크에 대한 국산화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SFA와 선익시스템(증착장비), 웨이브일렉트로(섀도마스크)와 같은 중소기업이 도전 중이다. 하지만 정작 삼성디스플레이가 적극적이지 않다. 일본 하청업체들의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 제대로 추진하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도 국산화 의지가 있는 중소기업에 비밀유지계약(NDA)을 맺고 공동개발을 종종 제안한다"며 "하지만 대규모 자금조달과 실패에 따른 비용 부담은 모두 협력사 몫이기 때문에 목숨을 걸 생각이 아니라면 뛰어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핵심 장비와 부품 국산화에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대형호재를 더 반갑게 만들었으면 한다. 일본에 휘둘리지 않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언젠간 필수적으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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