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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복합 산업 진입장벽 철폐해야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①]규제 기조는 개방형이 바람직

권일운 기자공개 2017-07-14 09:17:12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3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산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은 산업군에 대한 규제 완화다. 산업간 융복합 과정에서 새롭게 출시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존 법규나 제도로 바라봐서는 혁신이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산나눔재단과 구글 캠퍼스 서울의 의뢰로 맥킨지앤컴퍼니가 발간한 '스타트업코리아(Startup KOREA)! ; 창업 생태계 활성화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100대 스타트업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 가운데 약 3분의 1은 국내 현행 법규를 저촉하고 있다. 공유 경제 플랫폼이나 핀테크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의 법규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의 출현을 가로막는 정도를 따진 창업 생태계 진입 규제는 한국이 조사 대상 65개국 중 49위를 차지할 정도로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완화를 위해 법령을 개정하는 데 평균 2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혁신 동력을 잃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맥킨지앤컴퍼니는 그 원인을 △융복합 신규 사업모델을 등록할 수 없게끔 하는 열거주의 형태의 산업군 분류 방식과 △기존 사업자 및 오프라인 거래 환경을 위주로 설정돼 있는 규제들 △비공식 행정지도인 이른바 '그림자 규제'에 있다고 진단했다.

예컨대 해외 소액 송금업의 경우 은행만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로 규정돼 있어 핀테크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화폐가 국내법상 화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더욱이 소액 해외송금업과 관련한 자본금 및 이행보증금 규제는 미국이나 영국 등 핀테크 선진국에 비해 훨씬 강력하게 설정돼 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경우도 비슷하다. 증권사 지점을 통한 금융상품 판매만을 가능토록 한 현행법은 저비용 자산관리를 표방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산업 자체의 존재를 모호하게 만든다. 투자 상품 위험도나 투자자 위험 성향 구분 등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위해 선행돼야 할 절차도 기존 금융업이 짜놓은 틀 안에서만 가능토록 하고 있다. 최소 자본금이나 전문인력 관련 규제도 존재한다.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규제 기조를 개방형으로 전환하고, 전환 기간 동안에는 예외 조항을 적용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열거주의 형태의 사전적 규제를 원칙 중심의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대신 징벌적 손해배상제나 집단소송제 등을 통해 강력한 보호장치를 마련할 필요는 있다는 지적이다.

신설 규제가 가져올 후폭풍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사전영향평가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처럼 규제 전문 심사기구를 통해 신설 규제가 끼칠 수 있는 영향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자는 것이 대안 가운데 하나로 제시됐다.

기존 산업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의 필요성도 제시됐다. 기존 산업 종사자들의 대량실업과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해당 업종 실직자들에게 실업 급여를 지급하거나, 직업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관련 재원은 새롭게 시장에 진출해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사업자들에게 과세하는 형태로 충당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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