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베어링, 한라시멘트 '얼마에' 팔까 멀티플 7~8배 적용해도 2000억 안팎 투자수익 관측

한형주 기자공개 2017-07-17 08:32:30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4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이하 베어링PEA)가 연내 한라시멘트를 매각한다면 매매가는 대략 얼마나 나올까. 한라시멘트의 올 예상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그리고 비경상손익 요소가 제거된 조정(Normalized) EBITDA 등을 살펴봐야겠지만, 작년 수치만을 반영한 에퀴티 밸류만으로도 2000억 원 안팎 투자수익은 충분히 거둬들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3월 말 공시된 한라시멘트의 2016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628억 원. 같은 기간 발생한 감가상각비 약 110억 원, 무형자산상각비 120억 원가량을 포함한 연 EBITDA는 860억 원대로 계산된다. 베어링PEA에 피인수(2016년 4월 29일)되기 전인 2015년 EBITDA 약 660억 원보다 30% 이상 개선된 숫자다.

제목 없음
베어링PEA는 지난해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면서 EBITDA 멀티플 7.12배를 적용, 기업가치(EV)를 산출했다. 이는 △2015년 삼표의 동양시멘트 인수(14.95배) △2016년 한앤컴퍼니의 쌍용양회 인수(9배) △올해 LK투자파트너스-한일시멘트 컨소시엄의 현대시멘트 인수(11배) 거래에 적용된 것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EV/EBITDA로 평가된다.

베어링PEA가 과거의 멀티플을 그대로 채용한다고 전제할 경우 연내 매각시 EV는 6000억 원 남짓(2016년 EBITDA 기준)에 이를 것이란 추산이 가능하다. 한라시멘트의 지난해 유동성장기차입금은 약 4억 6000억 원, 장기차입금은 15억 원 등으로 순차입금은 채 20억 원이 안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비해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550억 원에 육박해 사실상 1530억 원가량의 순현금 상태다.

이런 점을 고려한 적정 에퀴티 밸류는 최소 7000억 원대 중반 수준에 달해야 하나, 여기서 간과해선 안될 요소가 있다. 바로 베어링PEA가 최근 실시한 한라시멘트-라코(기존 지배기업) 간 합병과 조만간 추진될 자본재조정(Recapitalization, 리캡) 작업이다.

베어링PEA는 지난달 라코에게 상환 의무가 있던 인수금융(Loan) 2800억 원 어치를 차환(리파이낸싱)했다. 해당 차입금은 라코가 작년 말 베어링의 컨소시엄 파트너였던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의 CB(2000억 원) 투자금을 갚기 위해 대출한 만기 1년짜리 자금이다. 베어링은 리파이낸싱이 끝나자마자 바로 라코와 한라시멘트의 합병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라코가 떠안았던 인수금융(2800억 원)은 고스란히 한라시멘트에게 이전됐다. 추후 한라시멘트가 상환해야 할 차입금으로 바뀐 것.

베어링PEA는 이달 말 국내 금융권에서 추가로 2000억 원을 차입해 리캡을 진행할 방침이어서 한라시멘트의 차입금은 4800억 원으로 늘어날 공산이 크다. 대신 글랜우드 RCPS 상환분(약 1200억 원)을 합쳐 한라시멘트에 총 3000억 원가량을 투자한 베어링은 실질적인 인수가를 1000억 원으로 낮추는 효과를 얻게 된다.

어쨌든 차입금이 대폭 늘어나면서 당초 7000억 원을 크게 웃돌던 한라시멘트의 100% 지분가치는 3000억 원도 안될 만큼 줄어들 개연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다만 실제 이 값에 매각이 성사된다고 가정할시 베어링PEA의 인수가 1000억 원을 뺀 순수 투자수익은 2000억 원 내외로, 경영권 취득 이후 2년도 안 돼 이룬 성과로는 괄목할 만한 엑시트 실적을 거두는 게 된다.

문제는 과연 베어링PEA가 EBITDA 멀티플 7~8배 수준의 밸류에이션에 만족할 것인가이다. 과거 로젠택배 매각 등 전례로 볼 때 베어링이 이미 리파이낸싱 등을 통해 투자원금의 상당액을 회수하고도 매매 희망가 눈높이를 낮추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외부 시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잠재 투자자 수가 얼마인지, 또 한라시멘트에 대한 인수 의지가 강할지 등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매각 성패를 좌우할 요소는 '셀러가 가격 욕심을 얼마나 부리느냐'일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