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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머스, 아픈 손가락 '풀무원식품' 구원투수 [전환기 식자재유통업]②풀무원 주식교환으로 자회사 이동, 모회사 해외 적자 등 상쇄

김기정 기자공개 2017-08-03 10:20:21

[편집자주]

우리 먹거리를 책임지는 식자재유통산업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외식업 팽창과 맞물려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선진화에 대한 요구가 날로 커지고 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유통 구조 개선과 규모의 경제 실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식자재유통기업 현황을 들여다보고, 발전 방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8월 02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풀무원그룹 알짜 계열사 푸드머스가 집단 내 아픈 손가락인 풀무원식품 재무 개선을 위한 구원투수 역할을 해내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해외사업 적자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되자 모회사인 풀무원으로부터 100% 자회인 푸드머스를 넘겨받았다. 이로 인해 푸드머스 덕에 계열사 손실을 상쇄하고 배당금을 확보했다.

풀무원은 2015년 말 주식 교환을 통해 푸드머스 지분 100%를 풀무원식품에 넘겼다. 풀무원식품이 푸드머스 발행주식 467만 6176주를 자사 신주와 교환해 확보했다. 이로써 푸드머스는 풀무원의 손자회사가 됐다. 현재 풀무원은 풀무원식품 92.08%를 보유하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푸드머스가 자회사로 편입될 당시 재무구조에 큰 변화를 겪고 있었다. 2011년 9월 사모펀드운용사(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IPO를 전제로 풀무원식품에 1000억 원을 투자했지만, 계획이 무산되자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고 유상 소각하는 방식으로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2015년 7월 어피너티는 1482억 원의 자금을 손에 쥐었다.

풀무원식품

해외 자회사 대규모 손실이 IPO 발목을 잡았다. 이들 해외 자회사는 풀무원식품뿐 아니라 풀무원그룹 전체 골칫거리였다. 풀무원은 주력 상품인 두부를 전면에 내세워 미국 등지에 진출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풀무원식품 100% 자회사인 미국법인 'Pulmuone U.S.A'은 2014년 173억 원의 손실을 냈다. 2015년(249억 원)과 2016년(279억 원)에는 적자폭이 더 커졌다. 일본 법인인 아사히식품공업도 마찬가지다. 2014년에 78억 원의 손실을,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113억 원, 96억 원의 손실을 냈다.

어피너티의 투자금 회수로 풀무원식품 재무건전성이 위협받자 모회사인 풀무원은 700억 원의 채권을 현물 출자하는 등 후방 지원에 나섰다. 풀무원식품이 2015년 말 발행한 500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역시 동일한 이유로 시장에 나왔다. 풀무원은 인수자인 'IBK-SKS 중소중견 글로벌투자 파트너쉽 사모투자전문회사'에 이사 선임권을 부여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신용을 보강했다.

푸드머스 역시 풀무원식품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으로 보인다. 식자재유통전문업체인 푸드머스는 풀무원의 알짜 계열사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479억 원, 241억 원이다. 영업이익률(5.38%)은 풀무원(1.87%)의 3배에 근접한다.

푸드머스는 풀무원식품 자회사로 넘어간 뒤 해외 대규모 적자를 상쇄하는 일등공신이 됐다. 지난해 말 기준 12개 종속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1조 304억 원으로 이 중 44%를 푸드머스가 창출해냈다.

12개 종속기업 중 당기순이익을 가장 많이 낸 계열사 역시 푸드머스다. 두 번째로 기여도가 컸던 피씨씨음성냉면(43억 원)의 4배를 웃도는 180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해외 자회사의 대규모 손실로 12개 전체 계열사의 한 해 성과는 133억 원의 적자였다.

이전까지 풀무원에 흘러 들어가던 이익잉여금 역시 자회사 편입 이후 풀무원식품에 귀속되고 있다. 푸드머스는 배당금 명목으로 풀무원에 2014년과 2015년 각각 165억 원과 100억을, 지난해 풀무원식품에 120억 원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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