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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무산'만 피하자…사면초가 빠진 채권단 [금호타이어 M&A]박삼구 회장·더블스타 요구 전면 수용키로

윤지혜 기자공개 2017-08-23 07:56:00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2일 11: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가격을 깎아달라는 더블스타의 제안과 우선매수권이 부활한 박삼구 금호아시나그룹 회장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블스타 측 제안대로 8000억 원으로 매각가격을 낮추는 한편 박삼구 회장이 그간 요구해온 컨소시엄을 상당 부분 허용할 방침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우선매수권이 부활한 박삼구 회장의 컨소시엄을 허용하고, 그 구성 방식에도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금호그룹 계열사에 중대한 재무적 악영향을 미치거나 현행 법령상 공정거래법상 위반 소지가 있는 등의 상황이 아니라면 대부분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채권단은 이르면 23일 주주협의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간 자금 조달안에 깐깐한 모습을 보였던 채권단이 입장을 선회하게 된 배경에는 누가 인수하든 딜이 성사되길 바라는 간절함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타이어 매각은 우선협상자 더블스타와 거래가 9부 능선까지 왔지만 더블스타가 가격 조정을 위한 재계약을 요구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은 다시 한 달간의 우선매수권 행사 기간을 갖게 됐지만 채권단은 더이상 매각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상황만은 피해야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 요구를 수용해주는 것보다 딜이 결렬돼 겪게 되는 후폭풍으로 입는 손해가 훨씬 크다고 본 것 이다.

그간 채권단은 금호타이어가 새 주인을 찾지 못할 경우 경영정상화가 어려워 법정관리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채권단의 손실도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채권단이 짊어질 딜 성사 실패에 대한 책임도 만만치 않다.

그 때문에 채권단은 양측 거래 당사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에 따라 과거 박삼구 회장 부자 개인에게만 한정했던 컨소시엄 허용 범위를 넓혀주고 계열사 동원에도 제한을 두지 않을 전망이다.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는 그룹 전체에 해가 가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계열사를 담보화 해 외부 자금을 끌어 올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같은 맥락에서 잔금납입과 몇가지 제반 사항 처리만 남은 상황에 딜이 중단되는걸 원치 않아 더블스타 요구대로 가격을 할인해주기로 했다. 더블스타가 제시한 할인폭은 SPA 체결 가격의 16.2%로, 기존 9550억 원에서 1550억 원이나 낮은 금액이지만 채권단에겐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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