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 그룹 편입 후 첫 회사채…A급 훈풍 기대 A급 유동성 풍부, AA급과 금리 격차 줄어…SK네트웍스 보증 없이 도전
이길용 기자공개 2017-08-23 09:57:54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2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으로 공모채에 도전하는 SK매직이 당초 예상과 달리 모회사의 도움 없이 자체적인 신용으로 투자자 모집에 나선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 A급 회사채들도 무난하게 수요를 모으면서 부담감이 이전보다는 덜한 상황이다. 게다가 모회사인 SK네트웍스가 확장 경영으로 인한 차입금 증가로 신용도 관리를 위해서라도 우발채무를 억제해야 할 상황이다.SK매직은 내달 12일 3년물 4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수요예측은 내달 초 실시하며 주관사는 KTB투자증권이 맡았다. SK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공모채 신규 이슈어(Issuer)인 SK매직은 모회사 보증 없이 자체 크레딧으로 조달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SK매직의 기업신용등급(ICR)을 A0(안정적)으로 평정했다. 회사채 본평가 등급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초만 하더라도 A급 발행사를 위해 AA급 모회사가 회사채 발행에서 보증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었다. A급과 AA급의 등급 민평 차이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A급 회사채가 수급과 크레딧에 따라 수요예측 결과에 영향을 받는 점도 작용했다. A급 발행사의 금리 절감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팜한농이다. 지난해 동부그룹으로부터 팜한농(A, 안정적)을 인수한 LG화학(AA+, 안정적)은 연초 팜한농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보증을 제공했다. LG그룹이 인수하면서 투기 등급까지 떨어졌던 팜한농 등급은 A급으로 올랐다. 다만 조달 규모가 A급 회사채치고는 크고 3년 만에 공모채를 재개해 투자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 LG화학이 보증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LG화학 덕분에 팜한농은 1500억 원을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수요예측이 흥행해 20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SK매직은 연초보다 회사채 수급이 더욱 개선되면서 모회사 보증 없이도 무난하게 발행을 마무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신용도가 좋지 않은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BBB급 회사들도 완판에 성공할 정도로 회사채 유동성이 풍부하다. 특히 A급 회사채의 경우 수요가 강하게 몰리면서 밴드 하단을 뚫을 정도다. 지난달 수요예측을 실시했던 한라홀딩스는 개별 민평보다 -60bp 낮게 금리가 확정됐고 3년물과 5년물로 나눠 투자자를 모집했던 현대산업개발은 각각 -70bp와 -49bp로 금리를 결정했다.
A급 회사채의 금리가 타이트하게 결정되면서 AA급 회사채의 금리와 벌어졌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 21일 3년물 기준 AA-와 A0의 등급 민평은 각각 2.227%와 3.044%다. 스프레드가 81.7bp에 달하지만 한라홀딩스와 현대산업개발과 같이 극단적으로 낮게 금리가 결정된다면 AA급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SK그룹에 편입되면서 신용도가 대폭 보강된 SK매직 입장에서는 모회사 보증 없이도 낮은 금리에 발행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SK네트웍스가 차입금과 신용도 관리를 위해 우발채무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6100억 원에 SK매직을 인수하고 렌터카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차입금이 급증했다. 2015년 1조 3359억 원이었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2조 381억 원까지 증가했다.
차입금이 불어난 SK네트웍스는 패션부문을 현대백화점 그룹에 3261억 원에 매각했고 지난 10일에는 국내 석유 유통사업을 SK에너지에 3015억 원에 처분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 6월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 6112억 원으로 감소했다. 우량 등급인 AA-를 지키기 위해 신용도 관리가 필요한 SK네트웍스 입장에서는 우발채무를 무리해서 늘릴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A급 회사채의 유동성이 워낙 풍부해 SK매직의 자체 신용도 만으로도 투자자 모집이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SK네트웍스 자체도 확장 정책과 사업 부문 매각을 병행하며 신용도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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